굴다리집이 문을 닫았다. 완전히 문을 닫은 것인지 휴일인지. 후자였으면 좋겠다. 그제서야 그 술집이 1997년 문을 열었다는 것을 알았다. 한 친구가 인도 간다던데, 그의 친구들은 그에게 부디 살아서 돌아오길 빈다고 말했던 것 같다. 삶과 죽음 사이에는 중용의 미덕이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1/3만 살아 있거나 63.5%는 죽은 상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존재의 실감, 현실의 해상도, 지평의 축 따위 별 의미도 없으면서 잰 체하는데나 쓰는 말을 함부로 입에 담았던 것 같다. 옛날에.
토요일 밤에 모인 사람들 중 반 이상이 시간과 외화를 낭비하며 인도에 갔다왔다. 그래서 전역한 향토예비군 모임 같았다. 일주일 후 인도에 가는 그에게 해준 말은,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불필요하거나, 무의미해서 안 하는 말인데, 인도에 가서 떨이나 잔뜩 하다가 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떨 고르는 법, 떨 마는 법, 떨 피우는 법에 관한 대화가 오고 갔다. 떨을 피우고 인도 고대 건축을 바라보면 한층 더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했다.
닭아이 아저씨에게는 내가 인도에서 만난 비인간성, 그러니까 나같은 회의주의자가 쳐 놓은 거의 완벽한 매시 그리드를 한 마리 미꾸라지처럼 유연하게 돌파하여 머리통에 화살을 박아 주시는 것들에 관해 삼세 번 말했다. 그는 거듭거듭 부정했다. 그는 죽어라고 자력갱생을 고집했지만, 그가 늙었고 모범은 그 자신 밖에 없는 매우 좆같은 상황에서 인간 정신의 다른 측면을 스스로 체현하고 경험할 수 있으리라 믿지 않았다. 늙고 머저리같아 지는 것은 비할 데 없이 서글픈 것이다.
들고 올 책 무게나 가볍게 해 주자. 돌아올 일요일에 가볼 곳이 있다. 딱히 연락 안 해도 블로그를 봐주시겠지?
주인 아줌마는 닷새 전에 내 방에서 어여쁜 아가씨가 나가는 모습을 봤다고 주장했다. 어여쁜 아가씨가 뭘 하다 갔을까. 털어갈 만한 것도 없는데. 집에 돌아올 때면 아줌마가 쪼르르 따라와서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며 안방, 작은 방, 화장실 곳곳을 꼼꼼이 기웃거리면서 어디 예쁜 아가씨 없나 애타게 찾는 모습을 볼 때마다 뭐라 말할 수 없는 비현실감을 느꼈다.
시월 밤의 내 방에는 정신 나간 모기 밖에 없다. 뭔가 더 있다면 내 음식의 100만분의 1을 삥 뜯어먹고 사는 막가파 개미 한 패거리와 확률적으로 38%쯤 죽은 거북이 한 마리, 냉동실에는 한달 전에 잘라 보관해 둔 머리 정도?
아줌마는 어느날 내 방에서 거북이가 어여쁜 아가씨로 변신하는 모습을 놀라운 듯이 쳐다본 후 거 봐, 내 말이 맞지 하며 득의만만한 표정을 지은 채 옆집으로 달려가 윗집 총각이 죽음과 나누는 파렴치한 불륜에 관해 떠들 것이다.
아줌마는 내가 모르는 어떤 것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예를 들어 어젯밤 새벽 4시 반경, 얌전히 잠이나 자고 있어야 할 컴퓨터들 중 hell이 갑자기 켜졌다. 그리고 20분 후 다시 꺼졌다. 나흘 전에는 책장과 책갈피 사이로 녹색 피가 줄줄 새어나와 닦아내고 제대로 다시 감추느라 진땀을 흘렸다.
집에 돌아와서 간만에 밥을 지어 먹었다. 밤마다 물을 길어다 주는 대리석처럼 창백한 피부를 지닌 그리스 출신의 어여쁜 우렁각시가 내게 있을 리 만무하니까. 냉장고에 있던 각종 생체 부속들을 활용해 반찬 네 가지를 만들고 갈아놓은 고기로 걸죽한 국을 끓여서 밥과 함께 일곱 가지 찬과 국을 먹었다. 맛에 관해서는, 언급할 가치가 없다.
날씨가 참 좋아서 잠시 딴 마음을 품었다.
토요일 밤에 모인 사람들 중 반 이상이 시간과 외화를 낭비하며 인도에 갔다왔다. 그래서 전역한 향토예비군 모임 같았다. 일주일 후 인도에 가는 그에게 해준 말은,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불필요하거나, 무의미해서 안 하는 말인데, 인도에 가서 떨이나 잔뜩 하다가 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떨 고르는 법, 떨 마는 법, 떨 피우는 법에 관한 대화가 오고 갔다. 떨을 피우고 인도 고대 건축을 바라보면 한층 더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했다.
닭아이 아저씨에게는 내가 인도에서 만난 비인간성, 그러니까 나같은 회의주의자가 쳐 놓은 거의 완벽한 매시 그리드를 한 마리 미꾸라지처럼 유연하게 돌파하여 머리통에 화살을 박아 주시는 것들에 관해 삼세 번 말했다. 그는 거듭거듭 부정했다. 그는 죽어라고 자력갱생을 고집했지만, 그가 늙었고 모범은 그 자신 밖에 없는 매우 좆같은 상황에서 인간 정신의 다른 측면을 스스로 체현하고 경험할 수 있으리라 믿지 않았다. 늙고 머저리같아 지는 것은 비할 데 없이 서글픈 것이다.
들고 올 책 무게나 가볍게 해 주자. 돌아올 일요일에 가볼 곳이 있다. 딱히 연락 안 해도 블로그를 봐주시겠지?
주인 아줌마는 닷새 전에 내 방에서 어여쁜 아가씨가 나가는 모습을 봤다고 주장했다. 어여쁜 아가씨가 뭘 하다 갔을까. 털어갈 만한 것도 없는데. 집에 돌아올 때면 아줌마가 쪼르르 따라와서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며 안방, 작은 방, 화장실 곳곳을 꼼꼼이 기웃거리면서 어디 예쁜 아가씨 없나 애타게 찾는 모습을 볼 때마다 뭐라 말할 수 없는 비현실감을 느꼈다.
시월 밤의 내 방에는 정신 나간 모기 밖에 없다. 뭔가 더 있다면 내 음식의 100만분의 1을 삥 뜯어먹고 사는 막가파 개미 한 패거리와 확률적으로 38%쯤 죽은 거북이 한 마리, 냉동실에는 한달 전에 잘라 보관해 둔 머리 정도?
아줌마는 어느날 내 방에서 거북이가 어여쁜 아가씨로 변신하는 모습을 놀라운 듯이 쳐다본 후 거 봐, 내 말이 맞지 하며 득의만만한 표정을 지은 채 옆집으로 달려가 윗집 총각이 죽음과 나누는 파렴치한 불륜에 관해 떠들 것이다.
아줌마는 내가 모르는 어떤 것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예를 들어 어젯밤 새벽 4시 반경, 얌전히 잠이나 자고 있어야 할 컴퓨터들 중 hell이 갑자기 켜졌다. 그리고 20분 후 다시 꺼졌다. 나흘 전에는 책장과 책갈피 사이로 녹색 피가 줄줄 새어나와 닦아내고 제대로 다시 감추느라 진땀을 흘렸다.
집에 돌아와서 간만에 밥을 지어 먹었다. 밤마다 물을 길어다 주는 대리석처럼 창백한 피부를 지닌 그리스 출신의 어여쁜 우렁각시가 내게 있을 리 만무하니까. 냉장고에 있던 각종 생체 부속들을 활용해 반찬 네 가지를 만들고 갈아놓은 고기로 걸죽한 국을 끓여서 밥과 함께 일곱 가지 찬과 국을 먹었다. 맛에 관해서는, 언급할 가치가 없다.
날씨가 참 좋아서 잠시 딴 마음을 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