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직전의 인간을 데려와 어떤 저울로 정밀 측정해 보니 죽은 다음 근소하게 무게가 줄어 들었다고 하는, 아주 오래전에 읽은 글이 생각났다. 진위 여부를 떠나 영혼의 무게가 지극히 가볍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무거운 육신이 땅바닥에 달라붙어 있는 동안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하늘로 날아올라 갈 수 있는 영혼의 가벼움이 말이야.
동숭로에서 한 꼬치에 250원 하는 오뎅을 먹고 입맛을 버렸다. 오뎅은 얼마든지 맛있어 질 수 있었다. 한 동안은 오뎅을 입에 대지도 못할 것 같다. 그동안 서울에서 먹은 것은 미지근한 구정물에 담궈놓은 채 탱탱 불어터진 것들이었다. 일요일 오후에는 시내에서 떨어진 어떤 전원 주택에 가서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과 함께 고기를 구워 먹었다. 돼지 목살이 이렇게 맛있는 줄은 몰랐다. 일곱 병쯤 소주를 마셨고 해가 졌다. 닭처럼 졸았다. 취하진 않았지만 만사가 귀찮고 피곤해서 파리가 입에 들어가도 무감할 지경이었다.
밤 늦게 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하니 새벽 두 시였다. 택시를 잡았다. 시내는 텅텅 비어 있었다. 매번 지나가던 코스로 가지 않고 운전사에게 부탁해 광화문을 거쳐 구기터널로 가자고 말했다. 막히지 않겠죠? 택시 기사는 대시보드의 조그만 디지탈 시계를 골똘히 보면서 2분... 이라고 혼자 중얼거리다가 황급히 대꾸했다. 안 막혀요. 좀 달릴까요? 힘껏 달려보세요. 차가 달렸다. 속도계를 흘낏 쳐다보니 120km였다. 시내는 을씨년스럽게 텅 비어 있었고 도로 중앙으로 미친듯이 택시들이 내달았다. 마치 자동차 게임같았다. 판문점에서 별다른 스릴을 느껴보지 못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상품으로 팔만한 훌륭한 서비스였다. 세상에 어느 도시에서 도심 한 복판을 120km로 달리며 레이스를 벌이는 스릴을 맛볼 수 있을까. 운전수가 말했다. 어제보다 3분 빨리 왔어요. 상쾌했다. 정말 재미있었다.
두 통의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왜 생일 축하같은 것을 받거나, 하고 싶지 않은가 장황하게 설명하면 돌아오는 답변이란 것들이 이런 식이었다: 왜 그렇게 잘난 척을 하지? 가진 것이라고는 고작 불알 두 쪽 밖에 없으면서. 입 다물자. 사실이다.
오후 두 시가 넘어서야 침대에서 일어났다. 가벼운 현기증을 느끼며 거리를 걸었다. 타인을 즐겁게 하거나 기쁨을 주지 못하는 사람은 외계인이다. 라고 말했는데 누군지 잊어버렸다. 장 폴 사르트르? 버나드 쇼? 하여튼 그의 주장에 따르면, 당신들 전부 외계인이야.
동숭로에서 한 꼬치에 250원 하는 오뎅을 먹고 입맛을 버렸다. 오뎅은 얼마든지 맛있어 질 수 있었다. 한 동안은 오뎅을 입에 대지도 못할 것 같다. 그동안 서울에서 먹은 것은 미지근한 구정물에 담궈놓은 채 탱탱 불어터진 것들이었다. 일요일 오후에는 시내에서 떨어진 어떤 전원 주택에 가서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과 함께 고기를 구워 먹었다. 돼지 목살이 이렇게 맛있는 줄은 몰랐다. 일곱 병쯤 소주를 마셨고 해가 졌다. 닭처럼 졸았다. 취하진 않았지만 만사가 귀찮고 피곤해서 파리가 입에 들어가도 무감할 지경이었다.
밤 늦게 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하니 새벽 두 시였다. 택시를 잡았다. 시내는 텅텅 비어 있었다. 매번 지나가던 코스로 가지 않고 운전사에게 부탁해 광화문을 거쳐 구기터널로 가자고 말했다. 막히지 않겠죠? 택시 기사는 대시보드의 조그만 디지탈 시계를 골똘히 보면서 2분... 이라고 혼자 중얼거리다가 황급히 대꾸했다. 안 막혀요. 좀 달릴까요? 힘껏 달려보세요. 차가 달렸다. 속도계를 흘낏 쳐다보니 120km였다. 시내는 을씨년스럽게 텅 비어 있었고 도로 중앙으로 미친듯이 택시들이 내달았다. 마치 자동차 게임같았다. 판문점에서 별다른 스릴을 느껴보지 못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상품으로 팔만한 훌륭한 서비스였다. 세상에 어느 도시에서 도심 한 복판을 120km로 달리며 레이스를 벌이는 스릴을 맛볼 수 있을까. 운전수가 말했다. 어제보다 3분 빨리 왔어요. 상쾌했다. 정말 재미있었다.
두 통의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왜 생일 축하같은 것을 받거나, 하고 싶지 않은가 장황하게 설명하면 돌아오는 답변이란 것들이 이런 식이었다: 왜 그렇게 잘난 척을 하지? 가진 것이라고는 고작 불알 두 쪽 밖에 없으면서. 입 다물자. 사실이다.
오후 두 시가 넘어서야 침대에서 일어났다. 가벼운 현기증을 느끼며 거리를 걸었다. 타인을 즐겁게 하거나 기쁨을 주지 못하는 사람은 외계인이다. 라고 말했는데 누군지 잊어버렸다. 장 폴 사르트르? 버나드 쇼? 하여튼 그의 주장에 따르면, 당신들 전부 외계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