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한 블로그

잡기 2003. 12. 5. 18:19
entry 93개, comments 341개, 코멘트에 대한 내 답변은 20개도 안 되는 것 같다. 답변을 한 기억이 없다. 꽤 불친절한 블로그라서, 나마저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다.

최병렬 아저씨가 단식을 중단했네? 계속하시지. 계속, 죽을 때까지. 그럼 행복할텐데. / 영등포 향군회는 '우리는 파병을 적극 지지한다'라는 플랭카드를 걸어 두었다. 오다가다 볼 때마다 이 나라가 왜 이 모양이 되어 가나 하는 해괴한 기분이 들었다. 어떤 종류든 떼거리를 싫어했다. 설령 그것이 전쟁 반대를 시위하는 시민들의 조용한 모임이라 해도.

pda폰 검색. wince 4.2 .net 버전 중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스스로를 아무리 뜯어 맞춰보려고 해도 wince는 내게 안 맞는다. 세상에 처음 나온 당시부터 그 놈에 os는 정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30만원쯤 할 것 같은 gmate의 yopy 중고로 미련없이 전향했다. wince .net을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pda를 보이콧하고 싶어졌으니까. 요피는 리눅스로 작동하고, 키보드가 달려 있었다. 심지어 apache와 mysql을 띄울 수 있었다. 키보드로 터미널을 띄워 소스를 작성하다가 전화가 걸려오면 그대로 받으면 될 것 같다. 저 크기면 폼이 참 안 나오겠는걸? 당장은 매물이 안 보여서 천천히 기다려 보기로 했다.

책 네 권에 55800, 저번에 산 책 두권 때문에 생긴 마일리지 10908와 오케이 캐시백 11580포인트를 사용해서 33312원에 결재했다. 그리고 다시 마일리지가 7371원 쌓였다. ypbook.com에서 뒤져보면 온라인 서점 중에서 cosbook.com이 싸고 마일리지도 많았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yes24.com이 알라딘보다 항상 싸서 책의 대부분을 yes24에서 구매했던 것 같다. 책은 알라딘에서 확인하고 매번 다른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산 셈이다.



믿어지지 않아 떼어 놓고 본 그림:



언젠가 읽은 기사에서 한국의 해장국을 뉴욕 신문이 '마녀의 수프'라고 소개했다는 내용을 읽었다. 마녀의 수프라니, 표현 괜찮아 뵌다. 먹고나면 몸이 따뜻해지고 열린 땀구멍으로 땀이 펑펑 흘러 나오고 간밤에 잃어버린 정기를 되찾아 준다는 점에서. 어떤 한국인 요리사가 마녀의 수프를 그들의 입맛에 맞춰 판매하고 있는데 의외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애석하게도 그들 입맛에 맞춘 해장국이라 니주가리 씹빠빠한 맛이 날 것 같았고 행여라도 타지에서 니주가리 씹빠빠한 맛이 나는 퓨전 해장국을 먹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을 뿐더러 니주가리 씹빠빠한 해장국을 먹는 사람들이 어째 불쌍하게 여겨지기만 했다. 널리 유행하는 퓨전 음식을 이도 저도 아닌 잡동사니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너무 아파 멍하니 앉아 있었다. 유씨 아저씨는 어젯밤 함께 술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노트북을 잃어버렸다. 나는 이론상 불알 두 쪽 밖에 가진 것이 없으므로 잃을 것이 없다.

주방으로 어기적 어기적 기어가서 밥을 하고 해장국을 만들어 먹었다. 반쯤 제정신이 아닌데도 항상 밥을 해서 차려 먹는 자신이 대견하다. 보통 지독한 정신력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일 것 같다. 밥 먹고나니 어지러워서 털썩 쓰러져 두어 시간쯤 잤다. 그런데 왠일인지 어제까지만 해도 말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부은 편도선과 감기 몸살 기운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두통약과 가벼운 항생제를 한 번 먹었다. 그것들을 삼키고 소주를 힘차게 완샷하면... 낫는 것일까... 요지경일세. 출출해서 1500원짜리 짜장면을 사 먹었다.

유씨 아저씨한테 curl을 알려 줬더니 처음 들어보는 것 같다. curl이 할 수 있는 일은 웹에 로긴하거나 https 사이트를 긁어오는 것 따위였다. 웹 호스팅 업체에서는 php를 curl과 함께 링크하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다. 시들해졌다. wget으로 쿠키를 사용해 로긴해야 들어갈 수 있는 사이트에 들어가는 테스트를 하다가 성공은 했지만 그것도 시들해졌다. 유씨한테 계정 하나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노트북을 잃어버려서 제정신이 아닐텐지만.

엊그제 들른 건강보험 관리공단의 내 기록에 등록된 재산은 1만원이었다. 거지들보다는 사정이 나았다. 잠깐, 건강보험이 의무라면 거지들에게도 보험증이 있어야하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관리공단은 거지들이 구걸해서 번 돈을 삥 뜯어먹는 파렴치한 짓까지 해서 올해 수조 원에 달하는 흑자를 본 것일지도. 3일전 건강보험 관리공단 건물에서 빠져 나올 때 이 나라에서 내 주민등록 기록을 말소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외국에 나가 죽었다고 허위 신고하고 슬쩍 밀입국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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