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가자길래 어제도 오늘도 기다렸지만 이틀 동안 기온이 -14도, -12도 라서인지 연락이 없다. 겨울 등산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는 거지. 여름에 등산할 때는 땀을 바가지로 흘리지만 겨울에는 안 흘려서 좋은데 말이야.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고 오후 1시쯤 아이젠과 장갑, 모자를 챙겨 산행을 준비했다.
집에서 등산로 입구까지 5분 거리. 입장료 1600원. 목에는 쌍안경을 걸고, 양쪽 주머니에 각각 GPS와 디지탈 카메라를 넣어두고 산꼭대기에서 무선랜이 되는지 보려고 가방에 노트북을 넣었다. 인터넷으로 북한산에 관해 뒤져 봤어야 하는데 어떻게 되겠지 싶어서 사전 정보 없이 무작정 산으로 올라갔다. 엊그제 스트레칭을 해 둔 덕택인지 별로 힘들지는 않았다. 하기사 700m 짜리 산을 오르는데 힘들게 뭐가 있겠나. 페루와 볼리비아를 돌아다닐 땐 2500m 이하는 산 취급도 안했는데 말이야. 하지만 힘들었다. 근육이 땡기고 지방이 타들어가는 냄새가 나는 지경이었다. 8개월 동안 의자에만 앉아 있었더니 몸이 많이 굳어버린 것 같다.
길이 미끄러워서 아이젠을 착용했다. 한 시간쯤 지나면 근육이 풀리고 귓가에서 헤비메탈 사운드가 울려 퍼지면서 'godspeed luke'라고 속삭이는 말이 들려와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보통은 그 다음부터는 뛰지만 허파꽈리들이 심하게 헐떡이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걸었다.
달랑 500ml짜리 물 하나 들고 갔는데 문수봉에 올랐다. 플라스틱 병 모가지에 얼음이 잔뜩 끼어서 물을 마실 수가 없었다. 두들겨 깨서 얼음을 아득아득 씹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볼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으면 바람 때문에 체온이 급강하했다.
망원경으로 서울 시내를 바라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툭하면 망원경을 빼들고 사방을 살폈다. 원래 이런 용도로 구매한 것은 아니지만... '길이 끝나는 곳에서 등산이 시작된다' 라고 어떤 작자가 말했더라? 인적 없는 산속에 들어가 원없이 헤메며 서바이벌을 해 보려고 했는데 일정이 괴퍅하게 틀어져 버렸다. 그리고 밤에 눈밭에 드러누워 별을 쳐다보려고 산 것인데...
수증기와 먼지가 대지에서 기어 올라오기 전에 일찌감치 출발했더라면 상당한 가시거리가 확보되었을 터지만 망원경으로 한강의 여러 다리와 명동과 여의도가 보인다는 점이 놀라웠다. 50mm 짜리라 시야각이 넓어서 까마귀와 까치가 싸우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카메라의 전지를 갈아두는 것을 잊어버려 사진을 얼마 찍지 못했다. 모바일폰에 달려 있는 cmos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봤지만 화질이 영 구렸다. 이거 도대체 초점을 어디에 잡아놓은 거야? 노트북의 무선랜은 되지 않았다. 손가락이 곱아서 키보드를 두들기는데 애로가 많아 블로그 작성을 하다가 말았다. 카메라폰으로 찍은 사진을 email로 전송하는 것도 실패했다. 폰 전지가 바닥이다.
노적봉 부근까지 가려고 했지만 gps를 보니 1시간 후면 해가 지는 판이라(5:47pm) 하는 수 없이 대성문(또는 대동문?)을 거쳐 우이동 산골짜기로 발걸음을 옮겼다. 너무 늦게 출발했다. 할렐루야 기도원이 보였고 '작정 100주 기도' 라는 현수막도 보였다. 담배는 모두 세 가치 빨았다. 담배를 한 대씩 피울 때마다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6-1 버스를 타고 청량리로 가는 도중 중간에 내려 4호선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삼각지에서 내려 만두 잘하는 중국집에 가려니 문을 닫았다. 아참 춘절이지. 6호선으로 갈아타고 불광역에서 순대국 잘하는 집을 찾아 가려니 역시 문을 닫았다. 아참 구정이지. 벌벌 떨면서 처량하게 음식점을 찾아 다녔다. 기어코 순대국을 먹고(맛이 형편없었다) 사우나에 들어가 몸을 녹이고 집으로 돌아와 맥주 한 잔 했다. 경로를 반쯤 가다가 해가 져서 그냥 돌아왔으니 대체 오늘 뭘 한 건지 모르겠다.
파노라믹 뷰를 만들었다. 카메라 전지가 다 닳아서 360도를 못 돌리고 찍다 말았다. -_-; 사용한 소프트웨어는 Panorama Factory V3.1. 그림 클릭.
집에서 등산로 입구까지 5분 거리. 입장료 1600원. 목에는 쌍안경을 걸고, 양쪽 주머니에 각각 GPS와 디지탈 카메라를 넣어두고 산꼭대기에서 무선랜이 되는지 보려고 가방에 노트북을 넣었다. 인터넷으로 북한산에 관해 뒤져 봤어야 하는데 어떻게 되겠지 싶어서 사전 정보 없이 무작정 산으로 올라갔다. 엊그제 스트레칭을 해 둔 덕택인지 별로 힘들지는 않았다. 하기사 700m 짜리 산을 오르는데 힘들게 뭐가 있겠나. 페루와 볼리비아를 돌아다닐 땐 2500m 이하는 산 취급도 안했는데 말이야. 하지만 힘들었다. 근육이 땡기고 지방이 타들어가는 냄새가 나는 지경이었다. 8개월 동안 의자에만 앉아 있었더니 몸이 많이 굳어버린 것 같다.
길이 미끄러워서 아이젠을 착용했다. 한 시간쯤 지나면 근육이 풀리고 귓가에서 헤비메탈 사운드가 울려 퍼지면서 'godspeed luke'라고 속삭이는 말이 들려와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보통은 그 다음부터는 뛰지만 허파꽈리들이 심하게 헐떡이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걸었다.
달랑 500ml짜리 물 하나 들고 갔는데 문수봉에 올랐다. 플라스틱 병 모가지에 얼음이 잔뜩 끼어서 물을 마실 수가 없었다. 두들겨 깨서 얼음을 아득아득 씹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볼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으면 바람 때문에 체온이 급강하했다.
망원경으로 서울 시내를 바라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툭하면 망원경을 빼들고 사방을 살폈다. 원래 이런 용도로 구매한 것은 아니지만... '길이 끝나는 곳에서 등산이 시작된다' 라고 어떤 작자가 말했더라? 인적 없는 산속에 들어가 원없이 헤메며 서바이벌을 해 보려고 했는데 일정이 괴퍅하게 틀어져 버렸다. 그리고 밤에 눈밭에 드러누워 별을 쳐다보려고 산 것인데...
수증기와 먼지가 대지에서 기어 올라오기 전에 일찌감치 출발했더라면 상당한 가시거리가 확보되었을 터지만 망원경으로 한강의 여러 다리와 명동과 여의도가 보인다는 점이 놀라웠다. 50mm 짜리라 시야각이 넓어서 까마귀와 까치가 싸우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카메라의 전지를 갈아두는 것을 잊어버려 사진을 얼마 찍지 못했다. 모바일폰에 달려 있는 cmos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봤지만 화질이 영 구렸다. 이거 도대체 초점을 어디에 잡아놓은 거야? 노트북의 무선랜은 되지 않았다. 손가락이 곱아서 키보드를 두들기는데 애로가 많아 블로그 작성을 하다가 말았다. 카메라폰으로 찍은 사진을 email로 전송하는 것도 실패했다. 폰 전지가 바닥이다.
노적봉 부근까지 가려고 했지만 gps를 보니 1시간 후면 해가 지는 판이라(5:47pm) 하는 수 없이 대성문(또는 대동문?)을 거쳐 우이동 산골짜기로 발걸음을 옮겼다. 너무 늦게 출발했다. 할렐루야 기도원이 보였고 '작정 100주 기도' 라는 현수막도 보였다. 담배는 모두 세 가치 빨았다. 담배를 한 대씩 피울 때마다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6-1 버스를 타고 청량리로 가는 도중 중간에 내려 4호선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삼각지에서 내려 만두 잘하는 중국집에 가려니 문을 닫았다. 아참 춘절이지. 6호선으로 갈아타고 불광역에서 순대국 잘하는 집을 찾아 가려니 역시 문을 닫았다. 아참 구정이지. 벌벌 떨면서 처량하게 음식점을 찾아 다녔다. 기어코 순대국을 먹고(맛이 형편없었다) 사우나에 들어가 몸을 녹이고 집으로 돌아와 맥주 한 잔 했다. 경로를 반쯤 가다가 해가 져서 그냥 돌아왔으니 대체 오늘 뭘 한 건지 모르겠다.
파노라믹 뷰를 만들었다. 카메라 전지가 다 닳아서 360도를 못 돌리고 찍다 말았다. -_-; 사용한 소프트웨어는 Panorama Factory V3.1. 그림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