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잡기 2004. 5. 24. 02:24
bejeweled: 기록으로 치면 이번달 세계순위에서 39위쯤 된다. 내 기억에는 비주얼드를 10만점 넘기는 사람들이 주위에 수두룩 했던 것 같은데, 순위 사이트에 자기 이름을 기록하는 짓은 안 할 것 같고,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8만2천점 이상은 나오지 않았다.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비주얼드는 튜링 머신의 정지 문제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 프로그램을 하나 짜면 100만점 나가는 것도 문제 없을 것 같긴 하지만, 왠지 치사해 보여서 그러지는 못하겠다.

장인 어른 내외를 모시고 경복궁에 놀러갔다. 경복궁은 결혼사진을 찍으러 가는 장소로 알고 있다. 왜 그런 사진을 자기 돈 들여가며 찍는 것일까 늘 궁금했다. 그리고 복원한 기와선이 왜 저 모양일까도 궁금했다. 날이 더워서 더 이상 궁금해 하지 않았다.



수문장 교대식



듣자하니, 이들은 공익근무요원이었더라. 경복궁은 '믿음직한' 공익...이 지킨다. 제2의 명성황후 시해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중국 구경을 하고 나니 경복궁은 마치 자금성의 카피본 같았다. 규모는 좀 더 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부감이 드는 중국 건물보다는 접근성이 높고 인간 친화적이라고 할까. 그야, 건축물의 형태도 달랐다.



연못에는 두루미 밀납 인형이 서 있다.



어? 움직이네?



잘못 생각한 듯 싶다. 밀납인형이 아니라 비행 두루미 로봇이다.



연못의 수면은 잔잔하기만 하다. 전자 두루미를 비롯해 갑자기 뭐가 튀어나올지 의심스러운 분위기.



연못의 잔잔한 수면을 만들 목적으로 개울에서 끌어들인 물의 운동 에너지를 감소시키고, 못과의 온도 차이를 줄이기 위해 2m 깊이의 돌로 만든 소용돌이 수통을 경유해서 오른쪽 아래로 흘러나오게 했다. 그래서 거의 물살이 없다. 고생스럽게 만들었지만, 바람에 대한 대책은 부실해 보였다.



에디슨 밑에서 일하던 전기 기술자가 들어와 연못 앞에서 전깃불을 밝혔다. 러시아보다 2년 앞섰다. 전기불을 밝히느라 열심히 작동하는 발전기의 열을 식히기 위해 연못의 물을 끌어다 썼는데, 그러다보니 연못 물의 온도가 올라가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 것 같다. 물고기가 죽는 것을 안 좋은 징조로 생각한 사람들은 물고기를 없애는 대신 발전기를 제거했다.



경회루. 한국식 파르테논 신전? 전기불은 없고, 대신 촛불을 켜고 외국에서 온 사절단을 맞았다. 거나하게 퍼마시며 파티를 벌이던 장소로 기억된다. 영 마음에 안 드는 놈은 아래로 밀어버린다. 연못 깊이는 2m로 거대한 잉어들이 살고 있는데, 파티 때면 그 잉어들은 수입 고기 맛을 볼 수 있었다.



처마선을 빼면 정말 자금성을 빼닯았다. 다만, (어쩌면 기술 부족으로) 몇가지 면에서 다른 점이 있었다. 건축물의 특정 부분들을 지칭하는데 어떤 용어를 사용하는지 알지 못해 그 점을 제대로 지적할 수 없다.



한강 다리. 지하철 소통을 빙자해 건설한 다리. 비상시에 한쪽 끝이 들린다. 직선 구간의 초전도체에 흐르는 강력한 전류에 의해 발생한 자기장을 이용하여 화물을 수송하는 레일건으로 사용한다. 한강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은 떼죽음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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