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본 글

잡기 2004. 6. 28. 03:03
어느 여행가가 아프리카 오지를 여행하면서 원주민의 도움을 받았다. 첫 날, 아프리카인들은 너무 열심히 먼 길을 달려와 주었다. 그는 목적지까지 빠른 시일 안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 몹시 기뻤다. 그런데 그 다음날, 원주민들은 도무지 길을 나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 통역인을 통해 이유를 묻자 말했다. "어제 육체가 너무 빨리 달려와서 아직 영혼이 따라오지 못했다"

그렇다. 그들은 영혼을 회복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당신의 영혼 역시 지금 회복을 갈망하고 있지는 않은지?

-- 송광택 / 방송인. 독서운동가

감상평: 아아, 그들의 말이 촉촉하게 가슴을 적셔 오는구나. 라고 말할 줄 알았지? 뭔 개소리야.

며칠 동안 출장을 갔다. 정신없이 일했다. 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냉장고에 남아 있는 야채를 그러모아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다. 냉장고를 대충 다 비웠다. 지난 몇 주 동안 갖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이짓도 오래하다 보니 점점 나아지는구나 싶었다.

여권용 사진을 찍었고(만원) 동네에서 모자를 하나 사고(만원) 종로5가에서 LED 플래시(오천원)와 수영타올(삼천원)과 손톱깍이 세트(천원), 10년 동안 배터리가 닳지 않는다는 듀얼타임 손목시계(만오천원)를 샀다. 이런걸 굳이 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종일 라오스 코스를 잡으며 일정을 계산하다가 라오스에 갈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황가한테 맡겨봤자 일정을 짜 본 적이 없으니 잘 할 것 같지는 않고, 방콕에 도착하면 각자 다니는 편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북부 가서 소수민족 마을을 전전하는 편이 아무래도 취향에 맞았다.

아아, 내 영혼은 침대에 이미 누워 있고 몸뚱이는 이렇게 따분한 타이핑을 자동적으로 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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