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싱이다

잡기 2004. 8. 2. 18:31
주말에 힐튼 호텔의 바베큐 파티장에서 열 명 가량의 얼굴이 하얀 사람들을 만났다. 그 전에는 태국에서 태운 내 피부가 그렇게까지 대비되지 않았다. 색소침착 때문인지 한 번 탄 피부는 쉽사리 제 색깔로 돌아오지 않았다.

내년 1월부터 NHK에서 '신 실크로드'를 방영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실크로드는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주말 저녁에는 머리를 밀어버린 남자를 만났다. 맛없는 고기와 맥주, 그리고 망측한 나초를 먹고 마시며 스타일, 성향, 성격, 개성에 관한 얘기를 했다. 개성이 어쩌고 저쩌고 간에, 인간은 그 자신의 의도와 의지로 살아가야 한다. 조까라 마이싱이다 #1, #2 -- 이렇게.

밀려드는 더위가 감당이 되지 않는데 먹은 술과 음식은 하나같이 맛이 없다. 아, 괴롭다. 주말에 계곡에 짱박혀 놀기로 했다.

책 제목이 눈에 잘 띄었다; '악마같은 남성' demonic males. apes and origin of human violence. 대략 100페이지쯤 읽었다. 버스에서 읽다가 졸았다. 최근에는 숙면을 취한 적이 거의 없다.

서브 컴퓨터에 이상이 생겨서 이리 저리 고쳐보다가 부팅이 되지 않았다. 하드 디스크를 떼어내 다른 컴퓨터에 연결했다. 파티션 매직으로 작업하다가 하드 디스크의 이상으로 파티션 정보가 날아갔다. 배드 섹터, 잘못된 링크 따위가 몇개 눈에 띄었다. 하긴, 오랫동안 잘 버텨온 것이다. 디스크를 점검하고 제대로 인식시킨 다음 어떤 파일을 복사하고 어떤 파일을 포기할 것인가 곰곰히 생각했다. 연결한 HDD 용량은 80기가이고 컴퓨터의 것은 40기가였다. 적어도 40기가의 데이터를 버려야 할 것이다. 작업은 토요일 오후에 시작해서 월요일 아침이 될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어렵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머리 돌아가는 속도가 시원찮다. 그래서 우스개도 나오지 않았다. 일찍 집에 돌아가서 컴퓨터를 고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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