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주문진에 도착하니 열 시. 챙겨온 옷이라고는 입고있는 수영복과 티셔츠 하나. 그런데도 외국 여행 갈 때보다 짐이 많았다. 책 네 권, 버너, 가스등, 침낭 따위들...
사인이 안 맞아 강릉까지 내려갔다 올라온 누나는 우리를 차에 태우고 소담스럽게 생긴 주문진 바닷가를 휭 하니 한 바퀴 돌아 횟집에 내려 주었다. 마루 평상에 앉아 달을 쳐다 보면서 회와 소주로 배를 채웠다. 그집 손님은 우리 밖에 없었다. 한상 가득한 맛있는 식탁이 썩 좋았다. 하룻밤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속초에 들러 휴가중인 김씨 아저씨를 픽업하고 순두부를 후르륵 말아먹고 홍천으로 향했다. 2인승 차라 자리가 모자라 황가와 나는 짐들과 함께 뒷자리에 누웠다. 예전 여행할 때 생각이 났다.
짐칸에 누워 홍천 내촌의 깊숙한 깡촌으로 향했다. 승용차는 들어갈 수 없는, 깊고 깊은 계곡으로. 워낙 외진 곳이라 관광객이 있을 리가 없다. 홍천에서 칠정 검문소를 지나 현리 방향으로 가다가 장골, 큰골, 작은골을 거쳐 씹방관문을 지나... 먼지 날리며 아슬아슬한 비포장 도로를 달리다보면... 중간에 길을 한 번 잃었다. 차 안에서 맥주를 마시고 버너를 꺼내 건어물 따위를 구워 먹었다. 나름대로 재미있다.
먼저 도착한 팀이 계곡 개울가에 셋업을 끝내놓은 상태. 준비된 소주는 모두 50병, 맥주야 다들 잘 안 마실테고. 개울은 1급수, 그냥 먹어도 차갑고 맛있는 물이다. 가져온 몇 병의 생수들이 무색하다.
불 피우기. 버너가 넷이나 있었지만 그것들을 별로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장작불에 밥을 해 먹고 장작불에 국을 끓여 먹었다.
도착하자 마자 삼겹살을 구워 먹고 강가에 내려가 물장구 치고 놀았다. 물놀이 하다 보니 깜빡하고 핸드폰을 수영복에 넣어둔 채 두 시간을 놀았다. 그런데도 작동하더라. 그리고 바로 2차 시작. 닭갈비판을 가져왔기에 거기에 닭갈비를 구워 먹었다. 꿀맛이다. 남은 소스에 밥을 비벼먹으니 맛이 환상적이다. 근처 밭에서 고추와 깻잎 따위를 따서 곁들였다. 이 추세라면 한달도 여기서 개길 수 있다. 거기에 어젯밤 주문진에서 회를 먹고 가져온 매운탕 꺼리를 끓여 곁들이니 더 바랄 것이 없다.
밥안주(2차)를 끝내고 솥뚜껑을 가져와 본격적으로 3차 시작. 고추장 삼겹살. 불조절을 잘해 고기는 기름기 하나 없이 연해 마치 그릴에 구운 바베큐 같았다. 소주 한 짝을 마셨다.
유부남들. 각자의 마누라를 내팽개치고 우리끼리 모이기로 했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일급수에 좆 담그고 놀자' 였다. 누님이 일찍 잠들자 마자 우리는 부끄러움을 잊고 쉽게 대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꽤 술을 퍼 마셨음에도 술기운이 좀 오른다 싶으면 고추가 오그라들 정도로 차가운 개울에 '대가리 박기'를 하거나 전신욕을 하니까 확 깬다. 아침 8시 기상. 숙취가 없다. 솥에 쌀을 넣고 장작불에 밥을 짓고 얼큰한 김치 찌게와 된장 찌게를 끓여먹었다. 근처 밭에서 이런저런 야채를 뜯어와 국을 끓이고 안주로 먹었다. 점심에 다시 라면을 끓여먹었다. 장작불에 라면을 끓여먹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곡이 시원하다. 물이 차갑고 맑다. 발밑으로 지나가는 저 물을 손으로 떠 먹어도 괜찮다. 돌아가기 싫다.
홍천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뿔뿔이 헤어졌다. 셋은 서울로 올라가는 오후 세 시 버스를 탔다. 서울로 향하는 차량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북이처럼 기어갔다. 여름 휴가 막바지란다. 시원한 소나기가 쏟아졌다. 그래도 서울은 덥다.
사인이 안 맞아 강릉까지 내려갔다 올라온 누나는 우리를 차에 태우고 소담스럽게 생긴 주문진 바닷가를 휭 하니 한 바퀴 돌아 횟집에 내려 주었다. 마루 평상에 앉아 달을 쳐다 보면서 회와 소주로 배를 채웠다. 그집 손님은 우리 밖에 없었다. 한상 가득한 맛있는 식탁이 썩 좋았다. 하룻밤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속초에 들러 휴가중인 김씨 아저씨를 픽업하고 순두부를 후르륵 말아먹고 홍천으로 향했다. 2인승 차라 자리가 모자라 황가와 나는 짐들과 함께 뒷자리에 누웠다. 예전 여행할 때 생각이 났다.
짐칸에 누워 홍천 내촌의 깊숙한 깡촌으로 향했다. 승용차는 들어갈 수 없는, 깊고 깊은 계곡으로. 워낙 외진 곳이라 관광객이 있을 리가 없다. 홍천에서 칠정 검문소를 지나 현리 방향으로 가다가 장골, 큰골, 작은골을 거쳐 씹방관문을 지나... 먼지 날리며 아슬아슬한 비포장 도로를 달리다보면... 중간에 길을 한 번 잃었다. 차 안에서 맥주를 마시고 버너를 꺼내 건어물 따위를 구워 먹었다. 나름대로 재미있다.
먼저 도착한 팀이 계곡 개울가에 셋업을 끝내놓은 상태. 준비된 소주는 모두 50병, 맥주야 다들 잘 안 마실테고. 개울은 1급수, 그냥 먹어도 차갑고 맛있는 물이다. 가져온 몇 병의 생수들이 무색하다.
불 피우기. 버너가 넷이나 있었지만 그것들을 별로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장작불에 밥을 해 먹고 장작불에 국을 끓여 먹었다.
도착하자 마자 삼겹살을 구워 먹고 강가에 내려가 물장구 치고 놀았다. 물놀이 하다 보니 깜빡하고 핸드폰을 수영복에 넣어둔 채 두 시간을 놀았다. 그런데도 작동하더라. 그리고 바로 2차 시작. 닭갈비판을 가져왔기에 거기에 닭갈비를 구워 먹었다. 꿀맛이다. 남은 소스에 밥을 비벼먹으니 맛이 환상적이다. 근처 밭에서 고추와 깻잎 따위를 따서 곁들였다. 이 추세라면 한달도 여기서 개길 수 있다. 거기에 어젯밤 주문진에서 회를 먹고 가져온 매운탕 꺼리를 끓여 곁들이니 더 바랄 것이 없다.
밥안주(2차)를 끝내고 솥뚜껑을 가져와 본격적으로 3차 시작. 고추장 삼겹살. 불조절을 잘해 고기는 기름기 하나 없이 연해 마치 그릴에 구운 바베큐 같았다. 소주 한 짝을 마셨다.
유부남들. 각자의 마누라를 내팽개치고 우리끼리 모이기로 했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일급수에 좆 담그고 놀자' 였다. 누님이 일찍 잠들자 마자 우리는 부끄러움을 잊고 쉽게 대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꽤 술을 퍼 마셨음에도 술기운이 좀 오른다 싶으면 고추가 오그라들 정도로 차가운 개울에 '대가리 박기'를 하거나 전신욕을 하니까 확 깬다. 아침 8시 기상. 숙취가 없다. 솥에 쌀을 넣고 장작불에 밥을 짓고 얼큰한 김치 찌게와 된장 찌게를 끓여먹었다. 근처 밭에서 이런저런 야채를 뜯어와 국을 끓이고 안주로 먹었다. 점심에 다시 라면을 끓여먹었다. 장작불에 라면을 끓여먹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곡이 시원하다. 물이 차갑고 맑다. 발밑으로 지나가는 저 물을 손으로 떠 먹어도 괜찮다. 돌아가기 싫다.
홍천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뿔뿔이 헤어졌다. 셋은 서울로 올라가는 오후 세 시 버스를 탔다. 서울로 향하는 차량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북이처럼 기어갔다. 여름 휴가 막바지란다. 시원한 소나기가 쏟아졌다. 그래도 서울은 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