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첫 엔트리.

버스를 타고 가다가 바라본 하늘이 무척 맑았다. 맑은 하늘을 보고 모짜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1번 다장조k467 제2악장을 연상했다.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이 아닐까? Cory Doctorow의 Down and out in the magic kingdom을 다운 받아 읽기 시작했다. 그 때문에 TiBR와 RoadLingua를 새로 설치했다.

배씨 덕택에 스타트랙 엔터프라이즈 시리즈를 다운 받을 수 있었다. 평균 속도 120kb/sec으로 이틀에 걸쳐 시즌1과 시즌2를 다 받았다. 시즌3를 받는 도중 하드디스크 여유 공간이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시즌1의 5화 unexpected는 시종 낄낄 거리면서 봤다. 엄밀하게 말하면 난 스타트랙 팬이 아니다. 예전에 책으로 보고 참 재밌게 글을 잘 쓴다 싶었던 엘러건트 유니버스가 3부작 TV 다큐멘터리로 있는 것을 발견하고 어떤 SF 영화 동호회에서 다운 받았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할까?

왠간한 백과사전보다 위키페디아를 더 자주 애용하게 되었다.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 KTF 플라자 직원의 거짓말 때문에 시간낭비를 한 셈이지만 성질 부리고 지랄하는 대신 입 다물고 조용히 넘어갔다. 왜 그랬을까? 예쁘지도 않았는데. 할 일이 많다.

여기 저기 거래 은행에 전화를 걸어 k-merce를 지원하는 단말기 할부 판매를 하냐고 물었다. 싸게 구입할 수 있을테니까. 6월에 끝났단다. 빌린 핸드폰을 아무 말 안하고 반납하고 종로로 무작정 갔다. 종로에는 분실 보상을 해줄 수 있다고 말하는 대리점이 즐비하게 널려 있었다. 돌아다니면서 값싼 기계를 찾아 보았다. 여지없이 팬택&큐리텔의 PG-K5500C를 구매했다. 애들 장난감처럼 생겼다. 가장 싼 온라인 상점의 가격보다 딱 만원 더 비싸게 주고 샀는데(18만원), 어댑터와 핸드폰 고리 따위를 주었으니 사실상 온라인 상점에서 구매한 것보다 나았다. 온라인 구매는 배송기간이 있고 안전하지 못한 방법으로 귀찮은 서류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큐리텔의 고질적인 문제인 장시간 통화에 따른 통화 음질의 현저한 열화는 여전했다. 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UI에 일관성이 생겼다. 그 좋은 삼성폰이나 LG폰과 스펙을 비교해 보면 통화 음질 이외의 전 분야에서 큐리텔이 가격대 성능비가 좋았다. KTFT의 핸드폰을 구매할까 생각했는데, 그 핸드폰은 KTFT 직원들조차 사용하지 않았다. 아주 엿같다는 평을 여러 차례 들었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한 글('큐리텔 통화음질 높이는 방법')에 따라 통화음질을 향상시켜보려고 했으나, 메뉴에 들어가보니 이미 그렇게 설정되어 있는 상태였다.

* 대기화면에서 ##20022002 + 종료버튼
* 4번-PREF VOISE SO 누름
* EVRC Capability - enable (disable)
* home page so - qcelp(13k)
* home orig so - qcelp(13k)
* roam orig so - qcelp(13k)

새 장난감이 생겼으니 이것저것 해 봐야지. 25만 컬러의 TFT 스크린이라길래 사진을 업로드 해서 화질을 보니 이전의 6만5천 컬러 액정에서 보던 것과는 현저하게 화질 차이가 났다. 스피커가 워낙 작아 벨소리는 찢어졌다.


전자사전이 내장되어 있다. 대체 왜 이런 것을 집어넣었을까? 글자 타이핑하느라 시간 다 보냈다.


GPS 기능이 된다. 내 위치가 실시간으로 화면에 나타나고 그것을 다른 사람의 핸드폰으로 전송해 줄 수 있었다. 이게 과연 GPS일까? 최소한 위성 3개와 싱크해야 하는데 동기 시간이 워낙 짧아서 믿어지지 않았다. 간단한 방법으로 테스트가 가능하다. 위성을 잡을 수 없는 실내에서 해보면 된다. 실내에서는 GPS 신호가 약해 기지국 기반으로 위치 추적 정보를 전송해 주었다. 진짜 GPS가 맞다. 오예. 껀당 사용료 80원. 10초당 18원씩 하니까 40초 이상 통화하면서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보다는 낫다.

이번에는 거래 은행에 들러 k-merce용 smart id chip을 구하러 갔다. 한미은행에 들르니 이런 업무를 처음 해보는지 무척 버벅거렸다.


한미은행에서 얻은 칩.


핸드폰의 뒤쪽 배터리를 뜯어내고 안에 장착하기 전.


핸드폰으로 Bank On 서비스에 접속. 핸드폰에 한미은행 프로그램은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Magic N으로 접속하여 프로그램을 다운 받았다. 한번 실행된 후 그다음부터 실행되지 않는다. KTF에 전화를 걸어보니 자기들이 알아보고 전화를 준단다. 어련하시겠어 콜센터의 친절하기만 하고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아가씨들. 한미은행 홈페이지에서 하는 방법을 찾았다.

국민은행에서는 칩을 발급받고 교통 카드 기능을 집어넣었다. 테스트해보니 잘 된다. 인터넷 뱅킹은 무료인데 핸드폰으로 하는 Bank On이나 K-Merce 서비스는 껀당 얼마간의 수수료가 들었다.

핸드폰의 어떤 서비스도 공짜로 작동하는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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