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이다. 역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후드를 뒤집어 쓰고 혼잣말을 늘어놓으며 정신없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친구가 있었다. 상태가 안 좋아 보여 그 친구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전철에 올랐다.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는데, 맞은편 아줌마들이 뭐가 재미있는지 수다를 떨고 있었다. 갑자기 누군가 핸드폰을 바닥에 힘차게 집어 던지길래 쳐다보니 아까 후드를 뒤집어 쓴 그 친구가 어느새 이쪽 칸으로 이동해 온 것 같다. 아줌마들은 저 젊은이에게 뭔가 안 좋은 일이 있나 보군 하는 표정으로 힐끗 쳐다 보고, 산산이 조각난 채 바닥에 널부러진 핸드폰을 힐끗 쳐다보고, 하던 수다를 마저 했다.
이번에는 mp3 플레이어가 콰지직 소리를 내며 건너편 문짝에 부닥쳐 깨졌다. 또 그 후드를 뒤집어 쓴 친구가 집어던진 것이다. 쟤는 왜 저럴까?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벌떡 일어나더니 아줌마들에게 다가가 시끄럽다고 소리를 꽥꽥 지른다. 시끄럽긴 했다. 그렇다고 값비싼 핸드폰과 mp3p를 던지나? 아줌마들은 웃긴 놈일세 하는 표정으로 쳐다 보다가 소곤소곤 속삭이기 시작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는지 후드 쓴 녀석이 다시 벌떡 일어나 아줌마들 앞에 서서 주먹으로 위협하면서 뭔가 개소리를 늘어 놓으며 협박을 하자 아줌마들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얘졌다. 내 앞이다. 내 앞에서 대가리를 바짝 밀고 괴이한 선글라스를 쓴 우락부락한 놈이 으르렁거리며 아줌마들을 위협하고 있다. 같은 칸에 탄 사람들은 그 괴상한 광경을 외면한 채 딴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놈은 갑자기 몸을 홱 돌리더니 하필 내 옆에 앉았다. 그러더니 스스로 울화가 치밀었는지 다시 일어서서 아줌마들한테 이 미친년들아 조용히 안 해 운운하며 갖은 상소리를 늘어놓았다.
그가 으르렁 거리는 등짝을 바라보며 한숨이 나왔다. 이 놈한테 개기면 뼈도 못 추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험한 꼴 당할 각오를 하고 내 옆으로 돌아온 대머리를 노려보다가 그의 어깨를 툭 치고, 야, 니가 더 시끄러워 라고 조용히 말했다. 놈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나한테 깍듯이 절을 하고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고 자기가 집어던진 핸드폰과 mp3p 파편을 꾸역꾸역 줏어 들고와 내 옆에 앉은 채 입을 다물고 얌전히 앉았다.
당황스러운 반응이다. 무엇보다도 같은 차량에 탄 사람들의 얼어붙은 시선을 견디기 힘들었다. 맞은편의 아줌마들이나 그 칸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마치 내가 그 놈과 한패거리라도 되는 양 뻣뻣하게 굳은 표정으로 머나먼 곳을 응시했다. 왠지 기분이 안 좋다. 좋은 일 한 것 아닌가? 남들이 좋아하는 일을 한 것 같은데... 졸려서 잤다.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는데, 맞은편 아줌마들이 뭐가 재미있는지 수다를 떨고 있었다. 갑자기 누군가 핸드폰을 바닥에 힘차게 집어 던지길래 쳐다보니 아까 후드를 뒤집어 쓴 그 친구가 어느새 이쪽 칸으로 이동해 온 것 같다. 아줌마들은 저 젊은이에게 뭔가 안 좋은 일이 있나 보군 하는 표정으로 힐끗 쳐다 보고, 산산이 조각난 채 바닥에 널부러진 핸드폰을 힐끗 쳐다보고, 하던 수다를 마저 했다.
이번에는 mp3 플레이어가 콰지직 소리를 내며 건너편 문짝에 부닥쳐 깨졌다. 또 그 후드를 뒤집어 쓴 친구가 집어던진 것이다. 쟤는 왜 저럴까?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벌떡 일어나더니 아줌마들에게 다가가 시끄럽다고 소리를 꽥꽥 지른다. 시끄럽긴 했다. 그렇다고 값비싼 핸드폰과 mp3p를 던지나? 아줌마들은 웃긴 놈일세 하는 표정으로 쳐다 보다가 소곤소곤 속삭이기 시작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는지 후드 쓴 녀석이 다시 벌떡 일어나 아줌마들 앞에 서서 주먹으로 위협하면서 뭔가 개소리를 늘어 놓으며 협박을 하자 아줌마들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얘졌다. 내 앞이다. 내 앞에서 대가리를 바짝 밀고 괴이한 선글라스를 쓴 우락부락한 놈이 으르렁거리며 아줌마들을 위협하고 있다. 같은 칸에 탄 사람들은 그 괴상한 광경을 외면한 채 딴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놈은 갑자기 몸을 홱 돌리더니 하필 내 옆에 앉았다. 그러더니 스스로 울화가 치밀었는지 다시 일어서서 아줌마들한테 이 미친년들아 조용히 안 해 운운하며 갖은 상소리를 늘어놓았다.
그가 으르렁 거리는 등짝을 바라보며 한숨이 나왔다. 이 놈한테 개기면 뼈도 못 추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험한 꼴 당할 각오를 하고 내 옆으로 돌아온 대머리를 노려보다가 그의 어깨를 툭 치고, 야, 니가 더 시끄러워 라고 조용히 말했다. 놈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나한테 깍듯이 절을 하고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고 자기가 집어던진 핸드폰과 mp3p 파편을 꾸역꾸역 줏어 들고와 내 옆에 앉은 채 입을 다물고 얌전히 앉았다.
당황스러운 반응이다. 무엇보다도 같은 차량에 탄 사람들의 얼어붙은 시선을 견디기 힘들었다. 맞은편의 아줌마들이나 그 칸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마치 내가 그 놈과 한패거리라도 되는 양 뻣뻣하게 굳은 표정으로 머나먼 곳을 응시했다. 왠지 기분이 안 좋다. 좋은 일 한 것 아닌가? 남들이 좋아하는 일을 한 것 같은데... 졸려서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