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없는데 공장 앞에 쭈그리고 앉아 담배나 뻐끔뻐끔 빨다가 가끔 불려가서 설명을 늘어놓고 초 단위로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는 불쌍한 프로그래머를 도와주다가... 그 인간들은 밥도 안 먹었다.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시종일관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었다. 일이란 남자들이 집에 짱박혀 있기 싫어 개발해 낸 독창적인 놀이 문화다 (이 세상에 업무만큼 재밌는 것이 또 있을까?). 직장에서는 심각한 척 해야 하지만 정말 심각해지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일로 다들 귀중한 성취감을 맛본 것 같아, 기분 좋을 때 예전에 생각해 둔 아이디어를 슬쩍 얘기했다. 연못가에 앉아 한가하게 떨어지는 버들잎을 바라보면서 하는 개념 작업은 즐거운 일이었다. 공장 앞에 작은 연못이 있다. 아름다운 6월 이었다. 나를 믿어줬음 좋겠다. 현재의 i/o speed를 6배쯤 끌어올리고 시스템 구조를 극단적으로 단순화할 수 있는데다가 평생 써먹을 수 있는 베이스라인 아키텍쳐다. 게다가 6월에 설계한 것이라 우아하고 아름답다. 근데 시스템 기반을 다 뜯어고치는 개작업이 얼마나 걸릴지는 계산해 보지 않았다. 우아하다면 그만한 댓가를 희생할 값어치가 있지 않을까? 나는 한다. 나는 그런 류의 모험을 즐거워 했다.
밤 아홉시쯤 보름달을 바라보다가 낼름 도망왔다. 버스 안에서 그동안 미뤄 두었던 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를 봤다. 진부하다.
이번 일로 다들 귀중한 성취감을 맛본 것 같아, 기분 좋을 때 예전에 생각해 둔 아이디어를 슬쩍 얘기했다. 연못가에 앉아 한가하게 떨어지는 버들잎을 바라보면서 하는 개념 작업은 즐거운 일이었다. 공장 앞에 작은 연못이 있다. 아름다운 6월 이었다. 나를 믿어줬음 좋겠다. 현재의 i/o speed를 6배쯤 끌어올리고 시스템 구조를 극단적으로 단순화할 수 있는데다가 평생 써먹을 수 있는 베이스라인 아키텍쳐다. 게다가 6월에 설계한 것이라 우아하고 아름답다. 근데 시스템 기반을 다 뜯어고치는 개작업이 얼마나 걸릴지는 계산해 보지 않았다. 우아하다면 그만한 댓가를 희생할 값어치가 있지 않을까? 나는 한다. 나는 그런 류의 모험을 즐거워 했다.
밤 아홉시쯤 보름달을 바라보다가 낼름 도망왔다. 버스 안에서 그동안 미뤄 두었던 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를 봤다. 진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