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쇼핑 목록

잡기 2004. 12. 25. 02:57
* 랜케이블 10m 3000 x 3 = 9천원
* 플래시 S/M 삼성 스마트미디어 64MB 15000 x 10 = 15만원
* CD-R 잡표 870MB 48x 케익 50장 16000원
* 리넷 RW-IPG500 Plus 유무선공유기 75,000

DICOM 무선 DOM-RWM200 충전식 미니 실버 마우스는 구매를 망설이다가 결국 사지 않았다. 기대하던 로지텍의 v500은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다. 무선 마우스 구매는 일단 보류하기로.

유무선 공유기를 54G로 새로 구매. 매장 직원의 실수(?) 탓인지 7만원에 샀다. 싸다. 만족스럽다. 물건을 받자마자 테스트를 서둘러 마치고 재빨리 튀었다. 새로 산 것은 누구에게도 권해주고 싶지 않은 몹시 구린 공유기지만 무선랜의 속도는 기대만큼 나왔다. 이제는 건넛방 컴퓨터에 있는 요새 divx 파일을 노트북에서 원격 재생할 때 끊기지 않는다.

11b 유무선 공유기를 팔아야 하는데 귀찮다.

행책 게시판에 가보니 별 일도 아닌 것으로 싸움이 붙었던 것 같다. 번역자가 '예, 다음 버전에 고견을 반영하겠습니다' 내지는 '참고하겠습니다' 정도만 응답했어도(바빠서 응답할 수 없다고 뻥 치기 전에) 사람들 마음 상해 가면서 일파만파 번지지 않았을 터이지만, 번역자는 순진하고 착한 사람 소리를 듣기보다는 악당이 되는 음산한 뒷골목 길을 주저없이 선택했을 것이다. 승자도 없고, 아무도 목적을 이루지 못하는 논쟁만큼 무가치하고 무의미한 것도 없다. 논쟁에는 지더라도 목적은 달성할 수 있을텐데?

행책이 닭모이처럼 널리 뿌려준 오탈자를 쪼아먹는 닭대가리같은 독자를 만들려는 의도는 애당초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어떻다손 치더라도 바깥에서 보기에는 안 좋다. 아마도, 나름대로 잘해 보려고 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커뮤니티든 뭐든 참여해서 독자들이 얻을만한 것은 쥐꼬리만한 프라이드다. 독자와 팬덤과 출판사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상호 이익을 보면서 동시에 출간된 양질의 SF로 뿌듯해지고 그 과정에 한 역할 했다는 영양가 없는 자부심 같은 것.

나름대로 이 바닥에서 굴러먹을 대로 굴러먹은 sf fan들이 별로 바람직스럽지 않은 양상을 보이기 전에 수습을 했어야 했지만 때가 늦은 것 같다. 이 치들은 파리가 똥에 꼬이듯, 논쟁만 났다하면 몹시 신나서 함께 망가지던 정크SF의 바로 그 무리들과 다른 점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sf fan, 아 그렇지, fan이 원래 fanatic에서 비롯된 말이 아니던가. 논쟁의 중심인물인 세 sf fanatic은 정말 지긋지긋하지도 않은지 이번에도 쓰리 콤보 핵분열 자가발전으로 굳이 빈축을 샀다.

ihong 아저씨는 자기 집에서 '시어머니가 즐겨읽는 SF'를 틈틈히 쓰면서 진화를 거듭한 바퀴벌레처럼 왠만한 소리에도 끄떡없이 버티는 등 날이 갈수록 징그러워지고 있는데, 그 점에서는 슬며시 빠져 행책을 물 먹인 악당 기획자나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두면 어떻게 되는지 흥미롭게 지켜보자고 생각한 행책과 자웅을 겨룰만 했다. 그 쓰리 쿠션 맴버들은 어째보면 그 나물에 그 밥 같다. 일단, '특이한 열정'을 가지고 있어서 징그럽다. 두 번째로, 한 번 입을 열었다 하면 맛이 간 개틀링처럼 끝이 없다. 세 번째로, 천진하다. 세 번째가 특히 여러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행책은 팬덤이 지랄해서 만든 일종의 성과다. 좋든 싫든, 작던 크던. '우리'는 수 년전 출판사를 꼬시기 위해 여러 행사를 암중 기획했다. 개중 가장 빛나는 성과는 정크SF를 통해 포악한 독자들을 초신성처럼 하얗게 태우고 싹쓸이 해서 우주 변두리의 한무더기 똥더미로 만들어 버린 것이랄까. 농담이고. 최소한 내게는 한국에 SF가 한 권이라도 더 출간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보자고 한 작업이었다. 그러니 양태가 마음에 안 들어도 SF 내겠다고 마음먹은 출판사에 가서 가오 잡고 칼질을 하기는 뭣한 거지.

출판사가 망하는 그 날까지 지속될 맛이 간 독자들의 천진한 악의는 잔잔히 무시하고(즐기면 되는데 말야), 행책 힘내라. 닭모이는 좀... 그만 주고!

말러나 듣다가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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