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한 달 동안 펄사만 들었다. 십년 전에도 그랬고 5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변함없는 내가 지겹다.
Pulsar, Halloween, Halloween Part 1 (20:00)
저작권 개무시하고 사는 마이너리그 답게. 그런데 1977년에 나온 노래도 잡아갈까?
김양이 '마음 속에 품은 숫자를 알아맞추는' 플래시 사이트를 알려주면서 어떻게 숫자를 맞출 수 있는지 궁금해 했지만 모른다고 간단히 대꾸하고, 인형 눈알 붙이기를 하면 인생의 무게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말하면서 쪽팔렸다. 수의 성질에 관한 몇 가지 재밌는 법칙이 있다. 정수일 때, 숫자를 더하거나 빼거나 나머지를 취하거나 패리티를 알아내거나 짝수인지 홀수인지에 관한 것이다. 10 미만의 정수를 다루는 숫자 맞추기 게임에(플래시 게임에서는 4자리 숫자지만 어쨌든 4개의 숫자다) 적어도 2번 이상의 연산 또는 셔플링이 필요하다는 것 정도를 기억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확률이나 게싱은 아니다. 왜 그렇게 되는가에 관해서 대답할 수 없었는데 불필요하고 시시해서 기억에서 잊혀졌기 때문인 것 같다. 생각하면 괴롭다.
비슷한 시각에 kpug에서 2에 무한히 루트를 씌운(sqrt(sqrt(sqrt(2)))...)
값이 얼마인지 묻는 게시물이 올라왔는데 1에 수렴하니까 1일 꺼라고 지레 짐작하면서 질문에 붙은 덧글에서 그것을 '증명'하려는 시도를 부질없게 여기고 있었다. 왕초보님이 쓴 마지막 덧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푸는 법은 몰라도 답은 아는 저는 뭔가요. ㅠ.ㅠ 진정한 공돌이가 되어버린 듯 하군요.'
그랬구나. 내가.
용산에 들러 usb serial converter를 구입하고 양쪽이 수컷인 serial cable을 사려고 했지만 없다. 하는 수 없이 9핀 수컷 커넥터를 둘 사고 용산역에서 오늘 개통한 천안 종착 전철을 탔다. 1시간 50분, 완행, 2300원. 수원까지 앉을 자리가 없다. 개통일이라서인지 노인분들이 많이 탔다.
간신히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펴고 프로토콜 컨버터와 교신하는 프로그램을 짰다. 이번 주 화요일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교신이 되지 않았다. pc와 장비를 연결하면 되고, 컨트롤러와 장비를 연결하면 안되고, 컨트롤러와 pc를 연결하면 되는 희한한 현상. 장비를 당분간 쓸 수 없어서 프로토콜 컨버터 에뮬레이터를 만들어 통신상태를 검증하고 스트레스 테스트까지 마친 상태지만 시리얼 교신이 안된다는 괴 현상 때문에 두 시간 내내 닭질 하다가 화요일에 공장에서 그냥 돌아온 것이다. 의심스러운 것은 usb serial converter였다. 모뎀과 시리얼을 자동으로 디텍트하는 것 같다. 공장에 도착하자 마자 9핀 커넥터를 케이블과 교차해서(serial) 납땜하고 연결하니 된다. 15000원짜리 usb serial converter가 원치 않는 기능까지 덤으로 해 주셔서 에러 잡기가 이렇게 힘들었다. 그 다음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추측한 대로 컨트롤 보드는 PLC의 접점에 직결되어 있고 24볼트를 다운시프트해 로직 레벨로 떨군 다음 래치를 거쳐 io와 연결되는 것이었다(그 역도 마찬가지). 화요일에는 유사장이 한국에서 그 방면의 권위자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 양반과 대화를 하면서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는 PLC가 io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연결되어야만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직원들에게 준 '미션'은 그 회사에 가서 항온조의 매뉴얼과 회로를 있는대로 긁어오라는 것이었다. 어차피 이유를 모른다면 차라리 내가 회로를 보고 말지. 하여튼 거의 6년 동안 미스테리(?)로 통하던 장비 컨트롤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삽질 끝에 알아냈다. 그런데 의문은 그것이다. 그 사업을 15년 이상 해온 사람들이 자기들이 만든 장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단 말인가? 소문에 따르면 그들은 일본 기계를 복사하고 거의 고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유 보다는 이직 탓일께다. 사장님들께서는 직원이 나가면 기술도 함께 빠져나간다는 것을 잘은 모르고들 계신다. 경비절감이 가능하거나, 돈을 준다면 그들 프로그램을 21세기에 맞게 새로 만들어 줄 용의가 있다. 하지만 관심 없어 보였다. 프로그램의 첫번째 릴리즈는 15분 후 완성되었다. 예정보다 68시간, 대략 3일 늦었다.
flash의 한계라고 생각했던 것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저 파일 시스템의 오해였을 따름이다. nand flash에 10만번 writing이 가능하다. 김사장에게 괜히 헛소리한 셈이 되었다. 그동안 permanent storage로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귀찮기도 하고, 굳이 그걸 사용하지 않아도 다른 대안이 있어(remote nfs server) 건드리지 않았던 커널 소스를 건드렸다. 참 무성의했구나 하고 스스로에게 경탄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든 장비가 10년을 견딜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플래시 하나 날릴 각오하고 심하게 테스트하기로 했다.
2.6.8 커널을 컴파일했는데 테스트해 볼 시간이 없다. 2월은 몹시 바쁠 것 같다. 2월이 지나면 좀 쉬어야겠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경력들이 대단들 하셔서 김새게 나만 늙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잊을 수 있었다. 김사장은 날더러 왜 프리랜서를 하느냐고 물었다. 긴장하고 싶어서 였던 것 같다. 직장 생활하는 동안에는 긴장이 풀어져 있었다. 작업 기한 맞추는 거야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면서 벅찬 일을 맡아 해나가야 할텐데 일 하나 하고 있는 동안에는 다른 일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두탕을 뛰면 퍼포먼스가 떨어져 양쪽에 미안해지기 마련이다. 요즘은 거의 집에 박혀서 일만 했다. 하루에 12시간 정도 일했다. 그래도 진도가 참 느렸다. 두 교수에게 드릴 제안서를 작성하느라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는 술을 마셨다. 아저씨들 만나는 것이 20일 만이다.
따끈따끈 베이커리. 그런 만화다.
전자레인지로 빵 만들기.

Pulsar, Halloween, Halloween Part 1 (20:00)
저작권 개무시하고 사는 마이너리그 답게. 그런데 1977년에 나온 노래도 잡아갈까?
김양이 '마음 속에 품은 숫자를 알아맞추는' 플래시 사이트를 알려주면서 어떻게 숫자를 맞출 수 있는지 궁금해 했지만 모른다고 간단히 대꾸하고, 인형 눈알 붙이기를 하면 인생의 무게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말하면서 쪽팔렸다. 수의 성질에 관한 몇 가지 재밌는 법칙이 있다. 정수일 때, 숫자를 더하거나 빼거나 나머지를 취하거나 패리티를 알아내거나 짝수인지 홀수인지에 관한 것이다. 10 미만의 정수를 다루는 숫자 맞추기 게임에(플래시 게임에서는 4자리 숫자지만 어쨌든 4개의 숫자다) 적어도 2번 이상의 연산 또는 셔플링이 필요하다는 것 정도를 기억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확률이나 게싱은 아니다. 왜 그렇게 되는가에 관해서 대답할 수 없었는데 불필요하고 시시해서 기억에서 잊혀졌기 때문인 것 같다. 생각하면 괴롭다.
비슷한 시각에 kpug에서 2에 무한히 루트를 씌운(sqrt(sqrt(sqrt(2)))...)
값이 얼마인지 묻는 게시물이 올라왔는데 1에 수렴하니까 1일 꺼라고 지레 짐작하면서 질문에 붙은 덧글에서 그것을 '증명'하려는 시도를 부질없게 여기고 있었다. 왕초보님이 쓴 마지막 덧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푸는 법은 몰라도 답은 아는 저는 뭔가요. ㅠ.ㅠ 진정한 공돌이가 되어버린 듯 하군요.'
그랬구나. 내가.
용산에 들러 usb serial converter를 구입하고 양쪽이 수컷인 serial cable을 사려고 했지만 없다. 하는 수 없이 9핀 수컷 커넥터를 둘 사고 용산역에서 오늘 개통한 천안 종착 전철을 탔다. 1시간 50분, 완행, 2300원. 수원까지 앉을 자리가 없다. 개통일이라서인지 노인분들이 많이 탔다.
간신히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펴고 프로토콜 컨버터와 교신하는 프로그램을 짰다. 이번 주 화요일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교신이 되지 않았다. pc와 장비를 연결하면 되고, 컨트롤러와 장비를 연결하면 안되고, 컨트롤러와 pc를 연결하면 되는 희한한 현상. 장비를 당분간 쓸 수 없어서 프로토콜 컨버터 에뮬레이터를 만들어 통신상태를 검증하고 스트레스 테스트까지 마친 상태지만 시리얼 교신이 안된다는 괴 현상 때문에 두 시간 내내 닭질 하다가 화요일에 공장에서 그냥 돌아온 것이다. 의심스러운 것은 usb serial converter였다. 모뎀과 시리얼을 자동으로 디텍트하는 것 같다. 공장에 도착하자 마자 9핀 커넥터를 케이블과 교차해서(serial) 납땜하고 연결하니 된다. 15000원짜리 usb serial converter가 원치 않는 기능까지 덤으로 해 주셔서 에러 잡기가 이렇게 힘들었다. 그 다음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추측한 대로 컨트롤 보드는 PLC의 접점에 직결되어 있고 24볼트를 다운시프트해 로직 레벨로 떨군 다음 래치를 거쳐 io와 연결되는 것이었다(그 역도 마찬가지). 화요일에는 유사장이 한국에서 그 방면의 권위자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 양반과 대화를 하면서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는 PLC가 io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연결되어야만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직원들에게 준 '미션'은 그 회사에 가서 항온조의 매뉴얼과 회로를 있는대로 긁어오라는 것이었다. 어차피 이유를 모른다면 차라리 내가 회로를 보고 말지. 하여튼 거의 6년 동안 미스테리(?)로 통하던 장비 컨트롤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삽질 끝에 알아냈다. 그런데 의문은 그것이다. 그 사업을 15년 이상 해온 사람들이 자기들이 만든 장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단 말인가? 소문에 따르면 그들은 일본 기계를 복사하고 거의 고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유 보다는 이직 탓일께다. 사장님들께서는 직원이 나가면 기술도 함께 빠져나간다는 것을 잘은 모르고들 계신다. 경비절감이 가능하거나, 돈을 준다면 그들 프로그램을 21세기에 맞게 새로 만들어 줄 용의가 있다. 하지만 관심 없어 보였다. 프로그램의 첫번째 릴리즈는 15분 후 완성되었다. 예정보다 68시간, 대략 3일 늦었다.
flash의 한계라고 생각했던 것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저 파일 시스템의 오해였을 따름이다. nand flash에 10만번 writing이 가능하다. 김사장에게 괜히 헛소리한 셈이 되었다. 그동안 permanent storage로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귀찮기도 하고, 굳이 그걸 사용하지 않아도 다른 대안이 있어(remote nfs server) 건드리지 않았던 커널 소스를 건드렸다. 참 무성의했구나 하고 스스로에게 경탄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든 장비가 10년을 견딜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플래시 하나 날릴 각오하고 심하게 테스트하기로 했다.
2.6.8 커널을 컴파일했는데 테스트해 볼 시간이 없다. 2월은 몹시 바쁠 것 같다. 2월이 지나면 좀 쉬어야겠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경력들이 대단들 하셔서 김새게 나만 늙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잊을 수 있었다. 김사장은 날더러 왜 프리랜서를 하느냐고 물었다. 긴장하고 싶어서 였던 것 같다. 직장 생활하는 동안에는 긴장이 풀어져 있었다. 작업 기한 맞추는 거야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면서 벅찬 일을 맡아 해나가야 할텐데 일 하나 하고 있는 동안에는 다른 일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두탕을 뛰면 퍼포먼스가 떨어져 양쪽에 미안해지기 마련이다. 요즘은 거의 집에 박혀서 일만 했다. 하루에 12시간 정도 일했다. 그래도 진도가 참 느렸다. 두 교수에게 드릴 제안서를 작성하느라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는 술을 마셨다. 아저씨들 만나는 것이 20일 만이다.
따끈따끈 베이커리. 그런 만화다.
전자레인지로 빵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