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고어 테스트

잡기 2005. 3. 19. 09:32
그동안 제작하고 실험하던 하드웨어 보드의 테스트가 끝났다길래, 더 해 볼 것 없냐고 물어보니, 더 해 볼 테스트가 남아있지 않다고 말해서,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 라고 속으로 괴성을 지르면서) 그럼 내가 테스트 하겠다고 했다. 한 시간 후 한 장은 작동 불능 상태가 되고 다른 한 장은 폭발했다. 에러는 다섯 개를 잡았다. 터진 보드의 수리가 끝난 후 다시 세 시간쯤 테스트 했다. 연기가 모락모락 났다. 이번에는 수리해도 안 될 지경으로 맛이 갔다. 표정이 굳은 채 보드 들고 바로 공장으로 간다. 지난 한 달 동안 멋진 불꽃놀이를 수도 없이 해 왔지만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꽤 김이 새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테스트를 통과할 수 없는 기계를 적당히 만들어서 팔아먹을 수는 없고. 사람들이 서서히 지쳐간다. 입만 열었다 하면 이렇게 말했다; 이것만 통과하면 올 클리어 올 고다! 도로를 포장하는 과정인 셈인데 공사가 끝나면 천상의 고속도로를 달리며 선명한 푸른빛을 띤 하늘을 볼 수 있다. 나? 나야 늘 꿈동산에 사는 텔레토비니까 좌절할 시간이 없다. 희망, 꿈, 용기 등등의 갖잖은 허풍에는 생체 연료전지, 즉, 체력이 필수적인데, 다들 집에서 닭 한 마리 고아먹고 힘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누라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본다.

엔지니어들과 작당해서 다음 번 임베디드 컨트롤러에 몇몇 회로를 슬며시 넣어기로 했다. 내년 초에는 나도 손수 만든 PDA를 들고 다닐 수 있지 않을까, 흐뭇하고 음흉한 미소를 띄워본다.

naver.com, yahoo.co.kr, 이 두 회사는 굳이 로봇 배제 규칙을 사용하고 있는데도 웹 페이지를 긁어가 자기들 검색 페이지에 버젓이 내 블로그 페이지가 나타나도록 만들었다. 싸가지 없는 자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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