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동안 공장에 박혀 일했다. 일 하고 밥 먹고 일 하고 밥 먹고. 아침에는 눈이 왔고 나는 내 일을 마무리했다. 그래서 히히히 하고 웃었다. 히히 웃고 나서 사장과 모델과 프로토타잎의 설정선 때문에 대판 논쟁을 벌였다. 살인의 추억에 등장하는 보일러 수리공처럼 나타난 텍트로닉스 외판원이 기계 셋업 도중 그라운드 노이즈를 잡다가 공장의 전원을 셧다운 시켰고 모든 서버가 리부팅했다. 그에게 밥은 먹고 가라고 권했지만 식은 땀을 흘리며 황급히 사라졌다. 슬랩스틱 전문 코메디언으로 전업하면 성공할 것 같다. 나는 다시 히히 모드로 돌아갔다. 중국집에서 점심을 배달해 먹고 큰 공장에 불려가 난데없는 프레젠테이션에서 레이저 포인터가 내 앞으로 굴러와 하는 수 없이 떠들었다. 외주 준 공장에 들러 제작 마무리 단계인 기계를 보고 왔다. 프론트 패널에 적어놓을 기계 모델명도 지었다. 피처럼 붉은 색으로 새겨질 것이다. 6개월여간 해온 프로젝트 명은 페가(리)수스, 즉 '천(리)마'지만, 공식적인 명칭과는 별개로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그 기계를 '쌩닭' 2호기, 또는 '닭들, 두 번 살다'로 불리웠다. 그간 이룩한 비장한 닭짓의 집대성이기 때문이다. 이름은 모두 내가 지었다. 불만있으면 기탄없이 말하라고 음산하게 중얼거렸다. 다들 불만은 없어 보였다. 그래서 다음 프로젝트 명도 마음 속에 생각해 두었다. 살라만더의 비법(salamander's mystery (재떨이(ashtray))가 적당하지 않을까? 사연 있는 이름이니까. 예명은 fried chicken 3(세 번 들볶은 닭)으로 지어야지.

6주 전에 한 아르바이트의 보수가 입금되었다. 커미션을 떼어 보내주고 옥션에서 prg 70v를 주문했다. 타이타늄은 113g이나 나가서 68g짜리 우레탄으로 마음의 닻을 내렸다. 터프 솔라 파워가 오늘의 심경과 일치하지만, hey suuny, tough ain't enough. 썰렁하기 그지없는 짙은 남색 집에 돌아오니 우체부가 왔다갔다. 전등을 밝혔다. 3일 전에 먹고 치우지 않은 설겆이감이 눈에 띄었다. 턱에 지저분하게 돋아난 수염을 깍고 꼬질꼬질한 옷을 세탁기에 던져 놓고 뜨거운 물로 샤워했다. 다음주에는 다이 본딩하고 몰딩만 한 디바이스 300개로 신나는 불꽃놀이를 할 것이다. 나와 상관없다. 내 마음은 이미 뜨거운 햇살 아래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빛 스웨* 빠야로 향해 있다.

집에 있는 컴퓨터 이름은 hell이다. 얼마 전에 hell에 hell blazer를 다운받아 놓았다. 오늘밤에는 느긋하게 그것을 읽을 것이다. 정신상태가 개발도상중인 나와 달리 지옥에 보낼 것은 지옥에 보내고 천당에 보낼 것은 천당에 보내는 등 돈 안 되는 일을 주로 하는 니코틴 콘스탄틴의 평소 생활태도가 그간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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