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놈에 집으로 이사온 다음에는 온 방안에 빛이 흘러 넘쳤다. 너무 밝다. 어쩔 수 없이 아침 9시에 일어나고 1시에 잠드는 백수답지 않게 어이없는 생활이 계속된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
데스크탑에서 작업할 때 inlive.co.kr의 클래식 방송을 즐겨 들었다. 걸어다니면서 pda로 mp3를 들으면서 etext를 읽을 수도 있지만, mp3는 잘 듣지 않았다. 최소한 귀는 열어두는 것이 여러 모로 안전했다. 사무실에서 mp3로 귀를 틀어막고 작업하기도 힘들고, 도서관에 짱박혀 공부하는 것이 아닌 바에야 음악을 장시간 듣는 것은 집에서 일할 때 아니면 기회가 없다.
도서관에 간만에 들렀다. 열람실에는 변함없이 그 할아버지가 앉아 있다. 열람실에서 마이크로소프트웨어가 사라져 슬펐다. 이발소에 들렀다. 앞서 온 손님이 머리 깎는 동안 도서관에서 얼떨 결에 빌린 책을 읽었다.머리 다 깍고 나니까 날더러 '책 좋아하세요?'라고 묻는다. 잠시 생각 좀 해 보다가 '별로 안 좋아합니다'라고 대꾸했다.
디버깅 하는 모양을 지켜보다가 그가 하나의 테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타이핑에 소비하는 시간을 속으로 측정했다. 24초. 그런 테스트를 하루에 수백 번 반복한다. 단순 반복 작업에 용하게 써먹으라고 프로그래밍이 있는 것이다. 멍하니 지켜보다가 할 일이 딱히 없고 해서 듀얼 프로토콜 리모트 디버거를 짰다. 텔넷 프로토콜이 이렇게 간단했나? 최초의 TCP/IP 프로그램을 짤 때 텔넷 프로토콜(RFC854)이 잘 이해가 안가서 헤메던 20세 초반의 어린 아이였다. 텔넷 클라이언트를 한 시간도 안 걸려 짰다. 터미널 에뮬레이션을 제대로 하려면 이것저것 추가할 것들이 있지만 일단은 작업 생산성 향상이라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
주말에는 아내가 가자는 대로 따라갔다. 점심 먹으러 전주식당에 가는데 버스를 잘못 타고 한참 헤멘 후에야 도착했다. 저녁 때도 헤메기는 마찬가지였다. 쿠스코에 들러 영주라는 친구를 만나 맥주 한 잔 마시다가 여러 잔, 아니 엄청나게 마셨다. 세르베자, 마란자, 치체론, 따코, 이런 단어를 오랫만에 접하니 반가웠다. 음식 맛은 영 아니었다. 원래 페루 음식이 맛이 없다. 카페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마치 무슨 동호회 오프 모임이 열리는 듯한. 아내에게는 어째서 한국 음식이 점점 달고 매워지나를 애써 설명했다. 단 음식에 대한 집착은 진화와 관련있다. 듣는 둥 마는 둥 해서 설명이 시들해졌다.
애플리 leading company라고? 글쎄다.. iPod보면 머리는 비었지만 그런 사소한 단점을 완벽하게 커버해 줄 미모를 지닌 블론디가 생각난다. 그래서 '애플은 USB2.0, SATA, DVD-RW, IDE를 메이저 PC업체 중 가장 늦게 그들 시스템에 구현한 회사다(남들 다 집어넣었을 때).'라는 말이 더 와 닿는다. usb를 자기들 시스템에 처음 소개한 것은 맥이지만 그들은 그것 이외의 옵션을 남겨두지 않았다. 일전에 스티븐 잡스가 새 OS X를 내놓으면서 드라마틱하게 시연한 iChat의 화상 채팅은 과연, 소프트웨어는 이랬어야 해! 라고 감탄하게 만들면서도 그 프로그램으로 4자 3차원 채팅을 하려면 G4이상의 기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슬쩍 잊혀지는 듯 하는 것처럼. -- 잡스의 짧은 데모는 멋졌지만 여전히 애플 기계를 살 일이 없다.
데스크탑에서 작업할 때 inlive.co.kr의 클래식 방송을 즐겨 들었다. 걸어다니면서 pda로 mp3를 들으면서 etext를 읽을 수도 있지만, mp3는 잘 듣지 않았다. 최소한 귀는 열어두는 것이 여러 모로 안전했다. 사무실에서 mp3로 귀를 틀어막고 작업하기도 힘들고, 도서관에 짱박혀 공부하는 것이 아닌 바에야 음악을 장시간 듣는 것은 집에서 일할 때 아니면 기회가 없다.
도서관에 간만에 들렀다. 열람실에는 변함없이 그 할아버지가 앉아 있다. 열람실에서 마이크로소프트웨어가 사라져 슬펐다. 이발소에 들렀다. 앞서 온 손님이 머리 깎는 동안 도서관에서 얼떨 결에 빌린 책을 읽었다.머리 다 깍고 나니까 날더러 '책 좋아하세요?'라고 묻는다. 잠시 생각 좀 해 보다가 '별로 안 좋아합니다'라고 대꾸했다.
디버깅 하는 모양을 지켜보다가 그가 하나의 테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타이핑에 소비하는 시간을 속으로 측정했다. 24초. 그런 테스트를 하루에 수백 번 반복한다. 단순 반복 작업에 용하게 써먹으라고 프로그래밍이 있는 것이다. 멍하니 지켜보다가 할 일이 딱히 없고 해서 듀얼 프로토콜 리모트 디버거를 짰다. 텔넷 프로토콜이 이렇게 간단했나? 최초의 TCP/IP 프로그램을 짤 때 텔넷 프로토콜(RFC854)이 잘 이해가 안가서 헤메던 20세 초반의 어린 아이였다. 텔넷 클라이언트를 한 시간도 안 걸려 짰다. 터미널 에뮬레이션을 제대로 하려면 이것저것 추가할 것들이 있지만 일단은 작업 생산성 향상이라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
주말에는 아내가 가자는 대로 따라갔다. 점심 먹으러 전주식당에 가는데 버스를 잘못 타고 한참 헤멘 후에야 도착했다. 저녁 때도 헤메기는 마찬가지였다. 쿠스코에 들러 영주라는 친구를 만나 맥주 한 잔 마시다가 여러 잔, 아니 엄청나게 마셨다. 세르베자, 마란자, 치체론, 따코, 이런 단어를 오랫만에 접하니 반가웠다. 음식 맛은 영 아니었다. 원래 페루 음식이 맛이 없다. 카페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마치 무슨 동호회 오프 모임이 열리는 듯한. 아내에게는 어째서 한국 음식이 점점 달고 매워지나를 애써 설명했다. 단 음식에 대한 집착은 진화와 관련있다. 듣는 둥 마는 둥 해서 설명이 시들해졌다.
애플리 leading company라고? 글쎄다.. iPod보면 머리는 비었지만 그런 사소한 단점을 완벽하게 커버해 줄 미모를 지닌 블론디가 생각난다. 그래서 '애플은 USB2.0, SATA, DVD-RW, IDE를 메이저 PC업체 중 가장 늦게 그들 시스템에 구현한 회사다(남들 다 집어넣었을 때).'라는 말이 더 와 닿는다. usb를 자기들 시스템에 처음 소개한 것은 맥이지만 그들은 그것 이외의 옵션을 남겨두지 않았다. 일전에 스티븐 잡스가 새 OS X를 내놓으면서 드라마틱하게 시연한 iChat의 화상 채팅은 과연, 소프트웨어는 이랬어야 해! 라고 감탄하게 만들면서도 그 프로그램으로 4자 3차원 채팅을 하려면 G4이상의 기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슬쩍 잊혀지는 듯 하는 것처럼. -- 잡스의 짧은 데모는 멋졌지만 여전히 애플 기계를 살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