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기

잡기 2005. 10. 5. 00:33
자전거 여행 로그의 갯수가 늘어날 전망이라 On Load로 옮겼다. 9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를 돌았다. 로그를 썼다. 온 로드에 기록하는 로그를 일일이 여기서 어나운스 할 필요 없겠다. 당신을 위한 글이 아니니까, 집에서 떡을 지어 남은 떡을 옆집에 나눠주는 셈이니까. 5년 전 제주 자전거 여행기가 더 재밌다. 목적과 매릿, 그리고 엉뚱하고 즐거운 사건사고를 두루 갖춘 재밌는 여행은 언제쯤 하게 될까? 기대된다.

여명에 눈을 뜬다. 눈꺼풀이 눈을 덮은 채 날파리처럼 왱왱거리는 뮤즈의 속삭임 또는 전조를 보고 듣는다. 커다란 스테인드 글라스가 산산조각 나는 것처럼 사방으로 튀어나온 색깔 있는 이미지와 음향의 편린이 휘몰아치면 두 시간과 물질을 잇는 수퍼스트링처럼 조각들은 스스로 뭉치고 떨어지길 반복하면서 일련의 합목적성을 띤다. 이야기가 된다. 즐겼다. 잠에서 깨면 그 잊는다. 4년 전부터 꾸던 꿈이 끝나면서 요즘 허전하다.

어린 시절에 나는 내가 작가가 될, 그것도 괜찮은 작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글쓰기를 잘 가다듬기만 하면, 간밤의 꿈을 엮기만 해도 이야기가 되니까. 꿈속에서 말하는 화자는 눈부시게 빠르고, 정교하고, 화려하고, 유머러스하게 과장된 수사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드라마틱하다. 현실에서는 천 개 미만의 단어로 무미건조하게 말하고 쓴다. 어쩌면 그렇게 대조적일 수 있을까.

다음 몇 년 동안 어떤 새로운 꿈을 꾸게 될 지 기대한다. 하암. 졸립다. 그만 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