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en was god's second mistake. nietzsche가 한 말이란다. 그랬나? 니체 형님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심금을 울린다.

이 우주에서 사랑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우주가 남는다. -- terzeron.byus.net에서 보고 링크한 다음 '그렇고 말고!'라고 토를 달아 두려고 했더니, 사이트가 사라진 것 같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남은 우주는 몹시도 쓸쓸하고 공허할 것이다.' 라고 부언했다. -- 아침에 본 바구니에 사과가 두 개 있었는데 저녁 때 다시보니 빈 바구니만 남아 있을 때 느끼는 공허함인 것 같다.

존재한다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던가? 지금껏 본 미국 드라마에 절대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것이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와 need to know base다. 이거 빼면 드라마의 갈등 구조가 성립이 안되는 것 같다. 텔로미어가 많이 닳았지만 난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형이상학적인 갈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타잎이라고 생각했다 -- 따라서, 누가 감히 평범한 정신질환과 언행으로 상처를 주겠다는 주제넘은 생각을 할 수 있겠나?

존재하는 것만으로 상처를 줄 수 있는 우주가 있고, 신의 두번째 실수도 있는데.
불편해.

로스트: 간만에 변태스러운 드라마를 봤다. 사회학자들이 달라붙어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는 얘기를 듣고 기대한 내가 바보지. 시즌 2기까지 왔지만 이들이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알러지나 신경쓰며 살아온 문명인은 34만여종의 생물군이 살고 있다는 아마존 정글에 떨궈두건 수천종 새들의 낙원이라는 열대 무인도에 떨궈두건, 간단히 말해, 별 일 없으면 죽는다. 그래서 무인도에서 40여명이 웨스트윙 놀이나 하고 자빠질 개제가 아니다. 사실 보고 싶었던 것은 극단적인 환경에서 40여명이 이룬 원숭이 집단이 과연 얼마나 빠른 시간에 그들의 두뇌와 '협업'으로 안정적인 생존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까다. '사회학적으로' 흥미로운 소재다.

앨리어스: 몇 년 동안 왜 그것이 그렇게 인기지? 라고 물으면 녹음기 틀어놓은 듯 이구동성으로 말하길, 눈치빠른 말라깽이 여자애가 헬스 몇 개월 한 듯한 허접한 무술로 벌이는 소위 액션이란 것에 눈물 찔찔 짜는 가족, 친구, 사랑, 일 등의 부정합이 만든 신파를 뒤섞어 놓은 정말이지 시시한 시리즈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한 사람이 넷이다. 적어도 그들의 말 중 진실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최근 알리아스를 보기 시작했다. 인상: 눈치 빠른 말라깽이 여자애가 헬스 몇 개월 한 듯한 허접한 특공무술로 벌이는 소위 '액션'이란 것에, 쿵작쿵작쿵작 서양 뽕짝 리듬에 맞춰 매 화마다 코스프레를 되풀이 하는 가족 드라마. 엄마가 KGB 이중간첩이고 아빠는 CIA 이중 간첩이고 그들의 유일한 딸은 SD-6라는 사악한(?) 단체의 이중간첩이라는, 진정한 콩가루 집안을 사이에 두고 미국 드라마의 지나치게 특징적이고 짜증나는 주제인 family value를 어김없이 반복한다.

램발디라는 과학자가 500년전에 만든 천재적인 발명품을 정보기관들이 미친듯이 쫓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심지어 그는 500년전에 이진수로 편지를 썼고 다 빈치오 친분이 있었으며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불로장생의 엘릭시르와 영구기관(zpe) 따위를 척척 만들어냈다) 회가 진행될수록 '제대로 낚였다'는 기분이 든다.

드라마 삽입곡: 러시아 민속 음악을 블루그라스로 리컴파일하면 이렇게 된다: Bering Strait, Porushka Paranya (2:42) 예전에 즐겨듣던 후아네스의 수퍼 히트곡도 나왔다. Juanes, Adios le pido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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