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한국에서 성공할 수 없는 이유 -- 글쎄... robot exclusion standard를 안 지키면 지키게 만들어 보자, 이게 다 함께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다 라고 꼬시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내가 합의해서 만든 것도 아닌데 갑자기 중요하다는 듯이 열을 올리는 규칙을 안 지키는 것을 탓할 근거가 없고 별로 탓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개인 정보 보호? 보험회사가 더 위험하다.

혹시나 노파심에서 'standard'짜가 붙은 저것이 '국제표준'마냥 굉장히 중요한 뭔가인 줄 아는 사람도 있을 거 같아서 말인데, 로벗 배제 표준은 하고 싶으면 하고, 안 하고 싶으면 안해도 그만인 것이다. 법이나 논쟁꺼리가 아니다. 네이버 10새끼가 지 맘대로 내 사이트를 긁어가서 인덱싱하는 것을 욕은 하지만, 하지 말라고 막지는 않는 것이고 구글 비둘기들이 로버트 배제 규칙대로 예절 바르게 사이트 크롤링을 안 해준다고 칭찬할 이유가 없다.

저거 믿고 웹에 사적 정보 올리는게 진짜 병신이지. 난 내 홈피에 내 이름도 안 올린다~

구글은 공정하고 멋있는데, 지저분하고, 못 생기고, 밥맛 떨어지는 국내 모 기업들은 그냥, 그렇게 못한다는 것이다. 수입원이 고작 그것 밖에 없는 그들더러, 그들이 가진 유일하고 보잘 것 없는 무기를 내려놓고 싸우라는 얘기는 당사자들에게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들리지 않을까... 싶은 것이 내 견해다.

그럼 왜 구글은 사적 정보 보호를, 로봇 배제 표준을 준수할 수 있을까?? 그 나라 풍토가 그래서 그렇지. 선진국의 물심양면으루다가 이 나라를 앞서는 것이니(뭐가 앞섰는데?) 당나귀, 돈키호테로 이력서 백 장쯤은 우습게 입수하고 게시판에 글 올릴 때 ip가 나와도 암 생각 없고, 정당들이 합심해서 공공 게시판에서의 개인 정보 공개를 입법화하는 등 골 때리는 나라에서 비즈니스할 때 어드밴티지로 삼을만 하겠지.

예전에 블로그를 수익모델로 만드려고 하는 업체들 얘기에 리액션을 보이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누가 돈 안줘도 자발적으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발전시키기 위한 올바른 방향과 기준을 세워보려고 노력했다. 인터넷의 초기 발흥기에 여러 사람들이 학계나 업계가 아닌 자발적 표준을 만들었던 것은 인터넷을 통해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변화시켜 보려는 소명 의식이었을 것이다. 이들 활동에 회의적이거나 야유를 보낼 의도는 없으나, 블로그로 돈벌이 하겠다는 것이나 로벗 배제 표준을 안지킨다고 등신이 되는 것을 이상 여러 가지 이유로 굳이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바쁘다.

그건 그렇고 인터넷의 각종 프로토콜의 근간이 되는 RFC는 참 예절 바른 이름이지 싶다. request for comment라니. 그런데 그걸 'rule'이라고 하면 대화가 참 재미 없어져서, 드라마나 볼까 하는 딴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요즘 브룩하이머 사단이라는 찌질이들 모임이 만든 e-ring이란 미국 드라마를 본다. 감정을 쥐고 흔들어대는 보기 드문 드라마다. 선배 말로는 내가 얼음장 처럼 차갑고 이성적인 사람이라서 조금은 열정적일 필요가 있단다. e-ring을 매 화 보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뜨거운 피가 머리 끝까지 솟구쳐 오르고, 욕설이 목구멍에서 가스처럼 픽픽 새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