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와 떡밥

잡기 2006. 2. 4. 11:52
아내는 결혼 전이나 결혼 후나 내가 그를 대하는 태도가 한결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의 후배 남편 얘기를 해주는데, 결혼 전에는 그렇게나 잘해 주더니 결혼 하고 나서 안면을 싹 바꾸었단다. 문제의 후배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미끼를 문 고기에게 떡밥을 주는 것은 무의미한 짓입니다.

이래서 사람은 평생 배워야 하는 것이다.

파이어폭스의 메모리 릭 문제를 떠들었더니 그걸 전후해 하루 70명으로, 접속자가 많이 늘어 기隙?상했다. 뭐가 문제인가 싶어 뒤적여보니 allblog를 통해 들어온 것이 있고 한 동안 구글애드(구글머니?) 한답시고 robots.txt를 지웠다가 복구하지 않은 실수를 한 것이 눈에 띄었다. 당장 막았다. 어디까지나 지인들에게 잘 살고 있음을, 걱정하지 말라고, 잘 되진 않지만 사회 적응에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심지어 일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논쟁에 깨지고 공개적으로 망신 당하고 온갖 원망과 비난을 듣고 바보 소리 들어도 원하는 결과를 얻으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예:

어렸을 적에 처음 가는 동네에서 애들을 감언이설로 휘어잡아 있지도 않은 복숭아를 서리하러 땀을 뻘뻘 흘리며 산을 넘어간 것과 비슷했다. 복숭아는 없었지만 힘들다고 불평하던 녀석들이 산 정상에 다다르자 자기만의 이유로 기뻐했다. 나도 기뻤는데, 내 목적은 산 너머 개울에 가는 것이었다.

복숭아라... 소가 음메 울고 햇살이 반짝이던 그 개울은 말라 버렸겠지? 쿠빌라이 칸의 상상 속에서 이상화된 도시처럼, 소뇌 어딘가에 '그곳에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같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무의미한 이미지만 남긴 채.



실크로드 2부 '로마편'을 거의 다 봤다. 심금을 울리는 타이틀 롤. 동영상으로 만들어봤더니 용량이 mp3 한곡 분량이 안 된다. 그래서 올렸다. 작년에 지진으로 쑥대밭이 된 밤 성을 보고 있자니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무의미한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곳에서 그들은 죽을 때까지 투쟁하며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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