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제목을 쓰면 블로그 individual entry가 영문 제목을 달고 저장되는 줄 알았는?며칠 전에 올린 것을 보니 그렇지도 않은 모양. 사설 서버에서 홈페이지 운영하는 것이 손이 많이 간다.
커뮤니티 아웃렛 마켓플레이스: SK가 이글루스를 인수하기로 한 후 그곳에 둥지를 틀고 있는 블로거들이 떠난다는 소식이 얼마전 기사화되었다. 두당 만오천원에 팔려갔다. 이글루스는 옛날 하이텔 시절 알던 사람들이 많아 향토예비군 소집이나 재향군인회 또는 알바 아줌마와 함께 다정히 손잡고 노래 부르는 단란주점 분위기가 났다.
생각해보니, 아이러브스쿨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돼지갈비가 지글지글 익는 술집마다 자기가 몰랐던 어린시절이 공개적으로 까발려지던 어느 해 여름은 내게도 찾아왔다. 기억으로 당시 여러 사정 때문에 친구가 없었다. 술집에서 만났다. 동창 중에 아무도 내 행적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단다. 마치 증발한 것처럼. 당연하지. 내가 학교에서 눈에 띄지 않는 아이였단다. 술에 취해 맛이 갈 때쯤 날더러 너는 학교에서 눈에 띄는 아이였다고 말한다. 그러더니 눈에 띄지 않는 아이였다고 번복했다. 친구들이 별로 궁금하지 않다고 말했다. 버럭 화를 냈다. 헤어질 때 귀뜸해줬다. 그때 할 일이 좀 있어 학교에 그리 자주 가지는 않아 급우들 얼굴을 모른다. 라고. 저들 수업받을 때 복도를 한가하게 배회하던 아이를 기억했던 것은 아닐까? 전화는 다시 오지 않았다.
저자가 직접 사인한 책을 받아서 매우 기분 좋긴 한데 그 날 술값을 누가 낸거지? 나와서 생각해보니 아차, 부조 안 했다. 와인을 열 병 가량 마셨으니 술값이 만만찮을텐데. 개중 와인을 소주처럼 마시는 사람은 y님과 나 뿐인 것 같았다.
만화방에 오랫만에 갔고, 우연찮게 '루카와 함께 한 여름'을 보았다. 뒷 장에는 그렉 이건의 행복의 이유(reason to be cheerful)에 대한 짤막한 작자의 감상이 적혀 있다. irc에서 jap을 성심껏 뒤져 당신네 나라에서 그렉 이건이 유명한가 물어봤다. 그렇단다.
5년 전 이맘때쯤 말레이지아의 어느 이름모를 정글에서 길을 잃고 헤메고 있을 때 reason to be cheerful을 읽었다.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 닿았다. PDA에는 당시 말레이지아 여행의 비참한 실상이 적혀 있었다. 그저 먹고 자고 움직였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빌어먹을 정글과 축축한 햇살 때문에, 아니 다른 이유 때문에 기운이 나지 않았다. 모스크에서 쫓겨나고 다시 모스크에서 무슬림이 되어 손과 발을 닦고 무릎을 꿇고 살아서 뭐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운을 내야 했다. 기운 내서 죽은 나비와 핑크빛 돌고래를 보러가야 했다. 그때처럼 우울했던 시기가 없었다.
'루카와...'는 뜬금없이 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에 관한 얘기를 늘어놓았다. 공교롭게도 몇 개월 전 아내의 친구는 내 아이디와 아내 아이디를 합쳐 루까라는 태명을 지었다. 아이가 생기면 정소여라고 이름 붙여줄까? 집안의 재앙인 리스크 게놈의 symbolic manifest로, 'poor adventure of jeong sawyer'는 참, 처량하게 어울렸다.
carnivale을 보기 시작. rome의 타이틀 롤과 카니발의 그것이 분위기가 흡사하다. 타롯 카드 페이스가 대공황기의 입체적이고 도스토예프스키적인 삶으로 묘화되는 타이틀 디자인은 그걸 만든 작자가 뭘하는 친구인가 살짝 궁금해진다. '신은 세계를 창조하고 인간이라 불리우는 교활한 원숭이떼에게 지배를 맡겼다' 라는 난쟁이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 판타지물이다.
인간 여성(또는 남성)은 하나도 남김없이 닭대가리다 -- 이런 걸 순수이성비판이라고 한다.
선과 악의 싸움이라는 얼핏 풀어보면 개잡종 하이브리드 영웅본색 시트콤(흔히 '인간적 고뇌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느니 하는..)처럼 보일만한 것을, 화면빨과 연기력으로 잘 커버했다. 분위기 몹시 어둡고 칙칙하다. firefly처럼 재정적인 문제로 고작 2기 24편으로 막 내렸다. 그러니까 막 신나는 헐리웃 액션이 전개 되려는 찰라에. 감질맛나게.
장애인, 유색인종, 동성애자, 낮은 학력, 백수 또는 저소득 단순 노동 계급, 여성이 핍박받는 사회에서 맥도널드 카운터에 근무하는 게토 출신의 검둥이 무슬림 레즈의 사회적 지위는? SF를 읽고 프로그레시브를 들으며 울적해서 핑크빛 돌고래를 보려고 1200km를 돌아다니고 인생이 판타지이자 SF인 준 장애인 이공계가 제작사에서 외면(?)당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시작하자마자 망한 드라마를 재개해 달라고 팬레터를 보냈다. 그래봤자 공기처럼 투명해서 존재감이 있으나 마나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면 역시, 테러?
커뮤니티 아웃렛 마켓플레이스: SK가 이글루스를 인수하기로 한 후 그곳에 둥지를 틀고 있는 블로거들이 떠난다는 소식이 얼마전 기사화되었다. 두당 만오천원에 팔려갔다. 이글루스는 옛날 하이텔 시절 알던 사람들이 많아 향토예비군 소집이나 재향군인회 또는 알바 아줌마와 함께 다정히 손잡고 노래 부르는 단란주점 분위기가 났다.
생각해보니, 아이러브스쿨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돼지갈비가 지글지글 익는 술집마다 자기가 몰랐던 어린시절이 공개적으로 까발려지던 어느 해 여름은 내게도 찾아왔다. 기억으로 당시 여러 사정 때문에 친구가 없었다. 술집에서 만났다. 동창 중에 아무도 내 행적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단다. 마치 증발한 것처럼. 당연하지. 내가 학교에서 눈에 띄지 않는 아이였단다. 술에 취해 맛이 갈 때쯤 날더러 너는 학교에서 눈에 띄는 아이였다고 말한다. 그러더니 눈에 띄지 않는 아이였다고 번복했다. 친구들이 별로 궁금하지 않다고 말했다. 버럭 화를 냈다. 헤어질 때 귀뜸해줬다. 그때 할 일이 좀 있어 학교에 그리 자주 가지는 않아 급우들 얼굴을 모른다. 라고. 저들 수업받을 때 복도를 한가하게 배회하던 아이를 기억했던 것은 아닐까? 전화는 다시 오지 않았다.
저자가 직접 사인한 책을 받아서 매우 기분 좋긴 한데 그 날 술값을 누가 낸거지? 나와서 생각해보니 아차, 부조 안 했다. 와인을 열 병 가량 마셨으니 술값이 만만찮을텐데. 개중 와인을 소주처럼 마시는 사람은 y님과 나 뿐인 것 같았다.
만화방에 오랫만에 갔고, 우연찮게 '루카와 함께 한 여름'을 보았다. 뒷 장에는 그렉 이건의 행복의 이유(reason to be cheerful)에 대한 짤막한 작자의 감상이 적혀 있다. irc에서 jap을 성심껏 뒤져 당신네 나라에서 그렉 이건이 유명한가 물어봤다. 그렇단다.
5년 전 이맘때쯤 말레이지아의 어느 이름모를 정글에서 길을 잃고 헤메고 있을 때 reason to be cheerful을 읽었다.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 닿았다. PDA에는 당시 말레이지아 여행의 비참한 실상이 적혀 있었다. 그저 먹고 자고 움직였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빌어먹을 정글과 축축한 햇살 때문에, 아니 다른 이유 때문에 기운이 나지 않았다. 모스크에서 쫓겨나고 다시 모스크에서 무슬림이 되어 손과 발을 닦고 무릎을 꿇고 살아서 뭐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운을 내야 했다. 기운 내서 죽은 나비와 핑크빛 돌고래를 보러가야 했다. 그때처럼 우울했던 시기가 없었다.
'루카와...'는 뜬금없이 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에 관한 얘기를 늘어놓았다. 공교롭게도 몇 개월 전 아내의 친구는 내 아이디와 아내 아이디를 합쳐 루까라는 태명을 지었다. 아이가 생기면 정소여라고 이름 붙여줄까? 집안의 재앙인 리스크 게놈의 symbolic manifest로, 'poor adventure of jeong sawyer'는 참, 처량하게 어울렸다.
carnivale을 보기 시작. rome의 타이틀 롤과 카니발의 그것이 분위기가 흡사하다. 타롯 카드 페이스가 대공황기의 입체적이고 도스토예프스키적인 삶으로 묘화되는 타이틀 디자인은 그걸 만든 작자가 뭘하는 친구인가 살짝 궁금해진다. '신은 세계를 창조하고 인간이라 불리우는 교활한 원숭이떼에게 지배를 맡겼다' 라는 난쟁이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 판타지물이다.
인간 여성(또는 남성)은 하나도 남김없이 닭대가리다 -- 이런 걸 순수이성비판이라고 한다.
장애인, 유색인종, 동성애자, 낮은 학력, 백수 또는 저소득 단순 노동 계급, 여성이 핍박받는 사회에서 맥도널드 카운터에 근무하는 게토 출신의 검둥이 무슬림 레즈의 사회적 지위는? SF를 읽고 프로그레시브를 들으며 울적해서 핑크빛 돌고래를 보려고 1200km를 돌아다니고 인생이 판타지이자 SF인 준 장애인 이공계가 제작사에서 외면(?)당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시작하자마자 망한 드라마를 재개해 달라고 팬레터를 보냈다. 그래봤자 공기처럼 투명해서 존재감이 있으나 마나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면 역시, 테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