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 biz

잡기 2006. 11. 4. 22:23

영어를 잘 못해서 별 대화는 나눠보지 못했지만, 시장통 오뎅을 좋아하는 서른살의 터키시 엔지니어와 함께 비단 결혼식에 갔다. 근데 이름이 뭐였지?


늦장가질에 왠지 아내에게 설설 기면서 살 것 같아 안타까움이 앞섰다. 신부인 야옹 아가씨는 볼 때마다 표정이 부루퉁하고 말투가 매서워서 아줌마들의 주장에 따르면 인생을 색다른 컨셉으로 살아간다고들 한다. 내가 결혼할 때도 다들 그랬다. 저놈의 본색을 알면 절대 결혼 못할꺼야, 암 그렇고 말고, 쯧쯔 신부가 안 되었지 뭔가? 운운. 야옹이 스토리도 그럴 꺼라고 짐작했다. 결혼식장에서 먹는 뷔페 식단에 정이 안 가서 소고기 무국에 맨밥을 말아먹었더니 흡족했다. 신혼여행은 아프리카로 간단다. 조금 있으면 역사에서 사라질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을 보러간다니 부럽다.


상당히 놀라운 영양성분의 보고인 분유 먹고 웃는 얘도 데리고 갔다. 5kg짜리 배낭 같았달까?


얼짱 각도로 찍고 얍삽한 후보정 작업을 거치면 아가도 배낭 이상의 의미를 지닐 때가 있는데, 분유를 질질 흘리며 히죽 웃고 있는 윗 사진과 비교하면 리얼리티가 훨씬 떨어져서(30분 동안 갖은 악을 쓰며 울어대는 리얼리티도 있다) 이런 종류 사진은 내키지 않았다. 하여튼 마누라 서비스 차원에서 컴퓨터의 바탕화면으로 깔아놓았다.


흠... 사진은 아랫것들이 제대로 된 것들이지.


화났냐?


어이, 그만 울고 우리 이성적으로 대화를 나눠보자.

아이 얘기에 정신이 팔려서 결혼 사업에 관한 중요한 얘기를 못했군. 바쁘니까 관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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