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together, die alone

잡기 2006. 11. 26. 11:05
마누라가 변심해서 최근에는 상당히 협조적이다. '로맨스는 잠깐, 생활은 영원히'라는 우체국인지 어딘지 하는 광고에 공감했다. 제대로 하자면 로맨스는 잠깐, 생활은 부질없고, 남는 것은 결국 그... 맘 상하는 수론뿐인가? 라고 생각했다.

'아치와 씨팍'은 비록 식상한 양아치물이지만 여러 면에서 썩 괜찮았다. 이런 훌륭한 애니메이션을 글재주가 없어 제대로 소개하지 못하겠다(뭐 보면 알겠지). SF에 지긋지긋하게 등장하는 병신스러운 개후까시 안 잡고 재밌으면 그게 다지, 드디어 박수칠만한 한국 애니메이션이 나왔네?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군... 이라고 생각했다.

이외수가 똥 싸듯이 악풀을 일삼는 몰지각한 네티즌과 허우대 멀쩡하면서 싸가지 없는 것들에 관해 매너를 호소하던 어떤 신문 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쁜놈'은 '나 뿐인 놈'이다.

그럴듯하다. 나쁜놈은 얼마 못 살고 죽게 마련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live together, die alone)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뭉치는 일에 별 관심이 없어서 내가 나쁜놈인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롯데 엄마손 파이: '384겹! 엄마의 정성이 가득 담긴 부드러운 파이' 라고 껍데기에 적혀 있다. 보자마자 의구심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384겹이 나오지? 한겹짜리 종이를 한번 접으면 2겹, 그걸 다시 접으면 4겹이 된다. 이렇게 계산하면 2^8 = 256겹, 2^9=512겹이 나오지 384겹이 나올 수가 없다. 궁리해봤지만 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롯데는 외계 테크널로지를 사용하여 공간을 왜곡하고 차원을 압축하여 쿠키를 만드는 것이 틀림없다. 맛이나 품질이나 그저그런 과자에도 이런 정성을 기울이다니, 정말 가공할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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