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kunamatata

잡기 2009. 1. 2. 18:52
이번에 네이버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되는 큐브리드를 언젠가 테스트해 본 적이 있다. 아키텍쳐가 괜찮은데 속도가 느려서 접었던 기억이 난다.  좋아졌을까?

[취재여록] 아쉬움 남긴 네이버 기술개방 -- 논조는 '오픈소스는 돈벌이가 안된다. 돈을 벌자고 작정한 애플 앱스토어같지 않아서 아쉽다.'

네이버의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지와 성원을 보낸다. 오픈 소스 프로젝트는 돈벌이가 아니다. 사회에서 얻은 만큼 돌려주는 사회 환원(자선), 이상, 협업, 철학, 기타 등등이다. 그러므로, 어떤 작자가 '돈벌이가 안 되어서 네이버 기술개방이 의미없다'고 악의에 찬 허튼 소리를 늘어놓는건지 그 면상과 근거가 궁금했다. 기자의 얼굴과 견해는 숙지했다.

이렇듯이 공공장소에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에 가끔 놀라움을 느낀다. 서울에 올라와 기생충처럼 살면서 한, 가장 충격적인 경험을 꼽으라면 초겨울 한강변에서 벌이는 불꽃축제 후 인파가 빠져나간 자리에 아무렇게나 뒹굴던 엄청난 쓰레기 더미였다. 자기 쓰레기를 자기가 가져가는 것은 공중질서와 별 상관없지 싶다. 교감과 상상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했다. 자기 몸과 마음에서 나온 쓰레기도 주체하지 못하는 '민주시민' 같은 것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이 현상이 세계적이란 점이다.

박씨는 쓰레기나 펑펑 만들어 버리는 놈들에 대한 내 불평을 듣더니 주변에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며 자신을 유지하는 행위는 생물학적으로 지극히 자연스럽다고 주장했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다. 더 큰 규모, 이를테면 우주적 차원에서 보자면 인류가 보편적으로 하는 행위는 자신과 주변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과 주변을 제외한 나머지 우주를 쓰레기장으로 만드는 것이니까. 생각이 짧았다. 인간이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때때로 인간은 자신을 쓰레기 더미에 기꺼이 던져넣기도 한다.

자신을 기꺼이 쓰레기 더미로 던지는 사람들을 볼 때면 아이다호(My own private idaho)란 영화에서 자칭 길 감식가인 리버 피닉스가 궁시렁거리던 말이 생각난다. 사실 잘 기억이 안나서 WikiQuote를 뒤졌다: "I always know where I am by the way the road looks. Like, I just know that I've been here before, I just know that I've been stuck here like this one fucking time before, you know that? yeah. There's not another road anywhere that looks like this road, I mean exactly like this road. It's one kind of place, one of a kind. Like someone's face. Like a fucked up face." 그리고 그... 대사가 나오던 첫 장면도 찾았다. 심지어 그 대사가 나온 후 주인공이 기면발작증으로 뻗어버린 다음 흘러 나오던 서정적인 카우보이 요들송도 찾았다.  Eddy Arnold, Cattle Call

IMDB를 뒤져보니 아이다호는 1992년 한국에서 처음 개봉했고, 구스 반 산트가 감독했다. 구스 반 산트는, 미비한데다 감정과 유대가 결여된 사회안전망은 물론, 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몸을 팔아 하루 끼니를 때우고 아무데서나 자빠져 잠들거나 술 마시고 필름이 끊겨 자기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일어나는 등, 부평초처럼 떠도는 당대 젊은이들(나도 포함해)의 심금을 울렸던 아이다호 이후 뭐 볼만한 영화를 찍은 적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인생의 개고생과 삽질을 통해 일련의 정신적 여행을 이어가는 와중에 삶이 바뀌던가/바뀌지 않던가, 도(道) 운운하는 주인공 녀석이나, 첫 장면의 도로 감식 행위에서 느끼는 애끓음이나, 영화의 이매저리가 훌륭해서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생각난다. 이런 종류의 로드 무비가 요즘은 왜 별로 안 만들어질까? 촛불시위 나가 두들겨맞는 고삐리만도 못해 길거리에 쓰레기나 버리는 저소득 민주 청년들이 워낙 세속적인 밥통이라서 먹혀들지 않는 것일까? 박씨라면 필경 다른 언어로 말해줄 것이다.

The.Darjeeling.Limited
로드 무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Into the Wild도 있고 저런 The.Darjeeling.Limited도 있다. 도정은 이제 코메디가 되었다. 인디아 방방곡곡에서 찍은듯한, 공작 깃털로 소원을 빌고, 쓰레기를 버리다가 쫓겨나서 떠나는 기차에 화풀이로 돌을 던지는 이 영화는 왜 이런 것까지 찍었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생각케 한다.

Born Into Brothels
Born Into Brothels. 헤네시양이 복사해 줬다. 꼴카타의 사창가에서 태어나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하는 학생들의 인생을 개선해 주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만든 다큐멘터리. 성공률은 낮지만 어린 아이들의 삶을 바꾸는 길은 교육, 딱 한 가지 뿐일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미친 부모들 때문에 '교육' 하면 일단 짜증부터 났다. 클라이막스까지 인간극장류의 희망극이다가 막판에 속을 뒤집어 놓는다.

Blindness
딱 노벨상 받기 좋은 소설 쓴다고 생각하던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원작, Blindness(눈먼 자들의 도시)를 영화화. 영화가 원작의 감동(?)과 다르다는데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오래 전에 책을 읽어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소설과 영화에서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뭔 감동? 개중 연꽃도 피겠지만 영화나 소설에서는 쓰레기 더미로 자신을 집어 던지는 똥같은 민주시민들이 세계적인 규모로 등장했다 -- 소설가는 자기가 쓰고 싶은 소설을 쓴 것 뿐.

사창가에서 태어나 피치못할 환경의 지배를 받는 사람들이나, 눈이 멀었다는 핸디캡 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가 어렵다고, 기타 등등의 이유로 주변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자신을 쓰레기로 던져버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것이 아니다. 하쿠나 마타타. 입 다물고 내 앞가림이나 잘 하자.

http://cafe.daum.net/gangdalf1214 -- 반쥐원정대?

2008/12/28. 불광사 - 향로봉 - 칼바위 능선 - 정릉 코스. 주행시간 2h35m, 쉰 시간 1h9m, 주행거리 9.53km, 평균속도 3.7kmh

12월 28일에는 산자락 곳곳에 인파가 가득했다. 심지어 수학여행 온 듯한 일본 고교생들이 북한산 근처를 까마귀 떼처럼 깍깍거리며 배회하기도 했다. 칼바위 능선에는 절벽을 뛰어서 건너는 코스가 딱 한 군데 있다. 그곳에 눈이 쌓여 있고 신발을 더 이상 믿지 못해 우회했는데 그곳을 지나간 직후 누군가 떨어져 구조헬기가 떴다. 아무래도 내 뒤로 오던 아저씨가 절벽을 뛰다가 떨어진 것 같다.

2008/12/31. 불광사 - 비봉 - 위문 - 숨은벽 - 밤골 코스. 주행시간 3h09m, 쉰 시간 1h37m, 주행거리 13.1km, 평균속도 4.1kmh

12월 31일 트래킹은 기념비적이다. 눈이 와서 길이 미끄러웠음에도 13.1km를 4h40m만에 주파했다. 올 초가을 지리산 종주 첫날 주행 거리가 14.8km였고 12시간 걸렸다. 12시 20분에 출발해 5시쯤 내려왔는데 산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산에 사람이 없어서 아주 오랫만에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귀신떼가 몰려다니는 것처럼 계곡의 잔가지를 스치며 웅웅거리는 바람소리를 들었다. 칼바람이 쌩쌩 불어 볼기짝이 떨어질 것 같은 추위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떨어질 것 같아 몹시 으시시했던 숨은벽을 지나, 2008년의 마지막 해가 지는 모습을 밤골에서 보았다. 산을 내려와 연신시장에서 막걸리에 빈대떡을 먹었다. 집에 돌아와 샤워한 후 배가 고파 라면을 끓여 먹었다.

[화제 & 인물] 속보산행의 달인 송병연 교사  -- 평균 6kmh! 6kmh가 되려면 오르막 경사에서 평속 4kmh, 평지나 내리막에서 7-8kmh, 즉, 거의 뛰는 속도가 나와야 한다. 기사를 보다가 대체 내가 왜 산을 오르나 새삼 생각해 보았다. 별 이유는 없다. 땀을 한 바가지 빼고, 아무 생각없이 트래킹 할 뿐이고, 불필요한 상념과 피하지방과 묵은 때 등 여분의 체중을 쓰레기처럼 버리면 마음이 가벼워지기 때문인 것 같다. 자전거를 타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담배를 줄인 후부터 트래킹이 끝나면 고질적으로 찾아오던 두통이 사라졌다. 한참 바빴던 11월에는 예전마냥 하루에 한 갑씩 피워댔지만 일이 없어지자 담배 피우는 일이 다시 시들해졌다.

등산화를 2005년 10월 무렵 구입했는데 이제 새 등산화를 사야할 것 같다. 등산화를 등산할 때만 신은게 아니라 고어텍스가 워낙 훌륭한 탓에 겨울에 늘 신고 다녀 훨씬 빨리 닳은 듯. 고어텍스 멤브레인 뒷꿈치 일부가 찢어지고 밑창의 골은 거의 사라졌다. 그래서 요즘은 암릉에서 좍좍 미끄러지며 스키 타는 듯한, 무척 살벌한 느낌이다.

트렉스타는 딱딱하고 오래 가지만 그립은 좀 떨어지는 비브람 창을 쓰고 캠프라인은 부드럽고 빨리 닳지만 그립이 우수한 릿지엣지 창을 사용한다고 함. 대부분 캠프라인 블랙스톰을 추천하는 듯. 물건 구매할 때는 시장에서 2등 상품을 저렴하게 사는게 금과옥조인데 캠프라인(1위)와 트렉스타(2위) 사이의 가격차가 무려 6만원 가량. 캠프라인 14~15만원, 트렉스타 8~9만원. 6만원이면 좀 더 보태서 중등산화(봄,가을,겨울), 경등산화(여름)를 각각 한 켤레씩 구입할 수도 있을 듯. 좀 더 알아보고.

2008년 12월 31일 보신각에서는 역사에 길이 남을 KBS의 생쑈가 생중계로 전국에 방송되었다. 밤 11시부터 새벽 2시 컬러TV가 끝날 때까지 아프리카TV를 통해 생중계를 비교 관람하며 한가하게 웹질했다.

2008년 송년회 모임은 7회 였고 그중 6회 참석했다. 2009년 1월 1일에는 아내가 놀러나간 동안 집에서 애를 보았다. 동태전을 부치고 이면수 구이를 했다. 아이가 성장통 때문에 밤에 깨어 울었다. 사람들에게 새해 축하 인사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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