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고집이 늘었다. 기질과 달리 성격은 후천적이다 -- 내향성은 평생 가지만 쓸데없는 고집은 대부분 고칠 수 있다. 말도 좀 늦고 애가 그리 똑똑해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내는 제 자식이 주위 또래에 비하면 꽤 똘똘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착각이지 싶다.
좀 빠른 아이는 소울이 또래에 신발끈을 묶는다. 신발끈 묶는 정도면 대단한 경지다. 지금 아이 나이에는 평균적으로 하루 20단어 정도를 습득하는데 주말에 간혹 테스트하면 속도나 단기기억력이 선천적으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속도는 아직 수초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대뇌에서 p300이 출현하려면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짐작된다. 아내 성격상 신경계 형성에 도움이 되는 지방류, 콜레스테롤의 섭취를 장려할 것 같지는 않아 그래도 생선만큼은 먹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DHA가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아직 근거가 불분명한 얘기는 믿지 않았다. 포화지방이니 불포화지방이니 하는 바보같은 얘기도 마찬가지고, 그냥 돼지기름보다는 생선기름에 거부감이 덜하니까 생선이라도 먹이라고 말한 것이다. 하여튼 아이 아빠는 네 살 무렵 스스로 한글을 익혔는데, 어린 나이 때부터 채식주의자였다(16세가 넘어서야 의식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좋더라). 소울이가 제 아빠처럼 할 것 같지는 않다.
아이는 이 블로그 상단 이미지의 공룡을 보고 친근감을 느꼈던 것 같다. 아내는 값비싼 디스커버리 원서를 부러 주문해서 아이에게 줬다. 공룡 책이라면 16페이지 짜리가 무려 만원씩이나 하는 빌어먹을 것 말고 더 좋은 것도 있는데... 사실 20년 전 책보다 요즘 책들이 더 좋다고 말할 부분이 별로 없다. 예전 공룡책과 요즘 공룡책에서도 별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고(주류의 견해가 바뀌어 삽화가 약간 달라졌다. 알로사우르스나 몇몇 익룡들, 벨로키렙터의 깃 따위), 공룡 책 이외의 자연도감 류의 책들도 몇몇 종을 제외하면 오히려 가격대 성능비가 요즘 책들이 떨어진달까? 호랑나비가 어느새 도심에 걸맞게 적응해서 회색 날개를 달고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니. 다만 달라진 것은 아이들이 장수하늘소나 사슴벌레를 잡아 놀던 옛날과 달라서 지금은 그런 천연기념물의 채집을 법으로 금지한다 정도? 옛날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면, 아이들 책은 비쌌고, 여전히 비싸다.
멘탈리스트: 심리해킹의 미학 -- 현직 최면술사가 멘탈리스트에 사용된 각종 테크닉을 해설. 멘탈리스트는 챙겨보는 드라마. 워낙 압도적. 최면술사의 친절한 설명도 도움이 되지만, 보통은 추리소설 독자 정도면 친절한 카메라를 따라가며 많은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멘탈리스트와 비슷한 부류의 드라마로 Lie to Me란 것도 있다. 마이크로 익스프레션 딱 하나의 소재 만으로 드라마를 만들다니 대단하다. 짝짝이 눈의 주인공이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포스텍, 사람의 표정 읽는 기술 개발 -- 이런 기사도 있고. 라이 투 미에서 0.065초 사이에 변화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감정 상태를 판별한다더라. 65msec이면 29.95fps로 돌아가는 영상에서 고작 2 프레임에 해당한다.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에 대뇌의 시각 처리기가 뭔가를 보고 의식적으로 판단/처리하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 표정과 제스처의 그런 미세하고 재빠른 변화는 피나는 훈련을 통해 연습하거나 어렴풋한 본능과 육감에 의지하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기억은 사소해서 기록되지 않고 사람을 통해 전해진다. 사실은 아니지만 맥락은 그렇다. 당신을 알 수 없다 -- 기록되지 않아서. 그 오랜 세월 뭘 했을까? 모른다. 기록되지 않아서. 기억과 달리 블로그질은 내게 코딩과 같다. 단락과 단어 사이의 협소하고 듬성한 여백에 기억의 의미와 감상을 모종처럼 심어두었다가 말려 죽이는. 가끔 몇 년 전의 블로그 기사를 본다. 나는, 많이, 변했다.
언제부터 호이겐스를 하위헌스로 표기하게 된 것일까? 타이슨의 우주교향곡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은 우주의 배경색이 연한 베이지색에 가까운 Cosmic Latte로, 웹 색상으로 치면 #FFF8E7이라는 것이다. 비록 3-4K의 낮은 온도지만, 우주는 구린 빛으로 가득차 있다.
우주 평균 색상의 별칭을 짓는데 사람들이 워낙 관심이 없었다. 워싱턴 포스트의 기사를 봤던 81명이 투표에 참가해 그중 Cappuccino Cosmico가 17표를 얻어 득세. 하지만 발견자는 코스믹 라떼를 고집했다. 라떼건 카푸치노건, 사이트 배경색을 그것으로 바꿨다.
바꿨는데 아무 티가 나지 않았다 -- 진정한 배경인 것이다.
POI를 거의 다 올렸다. 이전 지도와 비교. POI 작업이 워낙 손이 많이 갔지만(약 3주) 효용은 아직 글쎄다. 78000여개의 POI를 올리는 프로그램을 작성해 돌려보니 6시간 가량 걸렸다. 스레드를 10개 병렬로 돌렸지만 업로드 속도는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다음 작업은 Garmin GPS에서 POI가 제대로 표시되게 하기 위해 map feature를 만드는 것이다.
등산로를 수집해서 정리하는 작업도 남았다. 그러고나서 이제는 '가고 싶은 곳'에 도로를 깔고 적당한 위치에 POI를 손으로 삽입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할 일은 특정 도로를 뜯어와 트랙 데이터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이다. 어쨌든 전반부 작업은 끝났다. 어떤 POI는 바다 위에 떠 있는 것도 있고 어떤 POI는 어설픈 한국어-영어 기계번역 때문에 속이 뒤집히지만 78000개라는 데이터를 어떻게 일일이 손으로 검증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술자리에서 유이사님과 산행 얘기를 했다. 요즘 지도 작업 하다가 한국의 산하에서 도로가 없는 상쾌한 초록의 바다를 몇몇 발견해서 탐험욕을 자극한다고 했더니 함께 가잔다. 그 와중에 올 여름에는 캠핑 기어를 갖추고 오지 여행을 함께 가겠다는 사람이 있었다. 힘들게 다니기는 어렵겠다. 길없는 산길을 4-50km씩 걸으면 체내 염분 결핍이나 칼슘 부족으로 쥐가 나거나, 멀쩡해 보이는데 픽 쓰러질 수도 있고... 정선 인근이나... 덕풍계곡/왕피천 등지를 1박 3일 트래킹 할 수 있는 곳을 잡아봐야겠다.
이 김에 nova stove, nalgene 수통, lexan 용기 따위 럭셔리하게 장만해 볼까? 어... 미쳤지. 하지만 백금이나 티타늄으로 코팅된 미러 코팅 보안경은 언젠가 구입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눈밭을 돌아다닐 때 보안경이 없으면 눈이 아프다. 대체로 초록색 렌즈가 눈이 편하고 어두운 곳에서도 시계가 선명하다.
라메즈 남이 지은 '인간의 미래'에서는 신앙심의 26%가 유전자의 영향을 받고, IQ와 국내 총생산 사이의 상관계수가 0.76이며, IQ와 경제 성장율의 상관관계가 0.64라고 한다. 사실같아 보이지 않았다. 책의 결말부에서 자기 자신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본성적인 인간들 때문에 우리 후손은 놀라운 다양성을 보일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다양성? 글쎄. 개버릇 남 못 주지 싶다.
한편 2006년 LA타임즈가 선정한 '올해의 과학 넌픽션' 노미네이트 작품인 대니얼 J. 래비틴의 '뇌의 왈츠'에서는 마지막 장을 할애해 음악은 언어중추의 진화에서 파생된 spandrel에 불과하다는 스티븐 핑커로 대표되는 일부 사람들의 견해를 반박했다/하려고 애썼다. 음악을 몹시 사랑하는 저자 마음에는 스팬드럴 운운이 음악을 비하하는 것처럼 들린 모양이다. 책 전반부가 어설프고 중반부도 어설프다가 종반에서는 데이터가 부실한 아님 말고식 주장으로 뒷끝마저 좋지 않았다. 음악이 진화사상 성적 적합성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으며, 그 대표적인 예로 유명한 록스타들은 주변에 항상 여자들이 들끓었단다(그렇게 예를 들면 어쩌자는 거야?). 그러면서 록스타와 결혼하려는 여자들보다는 그냥 하룻밤 자려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뭐야 이건?
농담이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도구로써 음악은 언어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뭐가 어떻게 나은데? 음성 언어에도 리듬과 강박이 있고 당기고 밀고 엇박자 치는 싱코페이션이 있고 미묘한 뉘앙스와 감정을 심을 수 있다. 음악에 있는 것은 다 있다. 원시언어는 원시음악과 마찬가지로 소뇌와 대뇌피질의 운동부위와 브로카, 베르니케 영역을 자극하고 편도체에도 같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나 같은 그 분야의 비전문가에게는 음악과 음성언어를 확연히 구분지을 수 있는 뚜렷한 경계를 논의 전에 먼저 제시해 줘야 한다. 뭘 구체적으로 입증한 것이 없는데다 언어와 음악을 가르는 기준 마저 없어서 농담따먹기 하자는 것인지, 장난삼아 책 낸 것인지 구분이 안 갔다.
나 같은 사람이 이런 블로그 엔트리를 쓸 때도 AABA나 ABBA AAB 따위로 음절마다 마디를 만들고 종지를 제어하며 발성 시간에 따른 문장의 길이를 압축하거나 팽창시키는 것을 알기는 할까? 한때는 글 쓰기에 아주 미쳐서 문장을 기술할 때 자음과 모음과 받침의 효과까지 감안한 적이 있다. 문자로 쓴 그 '음악'은 내가 쓴 글을 내가 읽을 때만 들리는 것 같지만! 글자에서 색깔은 물론 갖가지 특수효과도 본다.
음악도 과학도 이도저도 아닌 잡담에 김이 샜다. 과학교양서로는 꽝이었지만 책 읽는 내내 알만한 음악들이 머리속에서 울려퍼진, 그렇게 나쁘지 않은 책이었다.
요즘 도서관에서 가장 인기있는 대출서적은 단연 '화폐전쟁'이다. 항상 예약 대기자가 밀려 빌리지 못하고 있다. 구입하기는 돈 아깝고.
저번주에 북한산에 올랐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의상능선 방면으로 빠졌다. 이제 녹기 시작한 눈으로 등산로는 진창이었고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 엉거주춤 내려오다보니 다리에 알이 배겼다.
암벽을 안 타니 사람들 겁주기 위한 결정적인 포인트를 사진으로 남기기 어렵다. 북한산은 그리 쉬운 산은 아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다 부상당한다. 종종 죽는다. 그 지점은 대체로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어렵고 힘든 코스에서 죽는게 아니라 방심해서 가신다.
백운대, 진관사, 삼천사, 평창동 방면에서 불광사로 오는 사람이라면(북에서 남으로) 불광사 방면으로 내려가지 말고 족두리봉을 넘어(우회하여) 좌측으로 틀어 대호 아파트 방면으로 빠지는 것이 등산을 장쾌하게 마무리하는데 좋다. 꽤 경치가 좋다.
나도 처음 한두 번은 저 사람들처럼 저 길로 잘만 올라갔다가, 언젠가 한 번 등산화가 쫙 미끄러진 적이 있어(소름이 쫙 끼쳤다) 신발 밑창을 다시 갈 때까지는 안 올라가기로 했는데 관리원이 지켜서 앞으로 영영 기회가 찾아올 것 같지 않다. 하지만 등산하다 죽으면 모양새가 매우 안 좋은 관계로 다시는 이쪽으로 안 올라갈 것이다.
장비를 갖춰야 하는 암벽을 제외하고라도, 북한산에는 시시콜콜하게 지적하자면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사고다발(또는 우려)지역이 무척 많다. 아쉽게도 찍은 사진이 없다. 약주 한 잔 드셨으면 객기 부리지 말고 안전한 우회로 다녔으면 좋겠다. 저번주에도 산에 갔다가 술에 취한 아저씨들이 암릉을 한 번에 발 굴러 오르냐 마냐 내기를 한다고 호기를 부리는 모습을 보고 욕이 나왔다. 비단 술을 안 마셨어도 정신 놓으면 바로 사고가 나는 곳이 북한산이다. 북한산에서 일어나는 사고가 한국의 전체 국립공원에서 일어나는 사고의 50%를 차지한다. 사망자수도 단연 톱이다 -- 사망자의 절반이 장비 갖추고 암벽을 오르는 사람들이고, 그 나머지가 일반 등산객이다.
역으로 말해 언제 가도 조금만 느슨하면 바로 골로 간다는 긴장과 스릴 때문에 북한산은 꽤 매력적인 산이다. 암. 그 재미지.
집 나가면 개고생? 이 광고가 불편한 이유 -- 엄홍길 편을 특히 낄낄거리면서 봤다. 남 얘기 같지 않아서. 에베레스트를 오르더라도 본인이 당시 그 작업을 과연 가치있는 일로 생각할까? 웃음. 그냥 미친거지. 당사자가 아닌 한, 그리고 당사자라도 그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에게 그건 굳이 '가치의 전도'가 아니다. '개고생'도 맞다. 자신이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며 채찍질 하는 것만은 아니다.
전문가는 평균적으로 10만 시간 이상 한 분야에 노력을 투입한 사람을 뜻한다는 자료가 있는데, 자기애와 자존감이 귀찮고 또 하찮다는 것을 10만 시간 안에 배울 수도 있고 못 배울 수도 있다. 한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룬 사람들은 자기가 거의 10만 시간에 이르는 동안 삽질해 왔다고 말한다고 버럭 화를 낼 것 같지도 않다. 본인이 하는 삽질을 남이 알아주건 말건 상관없으니까. 하여튼 저 기사 보면 별 걱정을 다해 주신다 아마추어같이.
한국에는 직업의 귀천이 있을까? 귀천은 모르겠지만 16:1의 경쟁율을 뚫고 채용되는 청소부와 500:1의 경쟁율을 뚫고 뽑힌 가수와 그 직업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 죽겠다고 욕하는 기가 막힌 전문직 중 하나인 만년 인력 기근현상을 보이는 프로그래머 부류가 있다. 자기는 야근에 돈도 제대로 못 벌고 집에 못가서 아이 얼굴 잊어버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형광등 불빛이 반짝이는 고객 사이트에서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파견근무 중인 프로그래머들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소프트웨어 업계의 고질적인 착취와 대단한 노동량을 우려한다.
회사 직원들 상대로 매년 한두 번 정도는 멘토링을 했다. 마틴 파울러 왈, '컴퓨터가 이해할수 있는 코드는 어느 바보나 다 짤 수 있다. 좋은 프로그래머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코드를 짠다.' 거의 20년 동안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코드를 짜려고 노력했다. 그래서인지 Kent Beck의 책을 봐도 별로 배울게 없다... 고 말하면 꽤 잘난 척 하는 것처럼 들리겠는데? 정교하고 단단한 코드를 구사하는 그쪽 진영과는 다른 노선을 걸었다. 굳이 말하자면 어린 시절엔 hacker's delight 따위에 호들갑을 떨며 코드로 제사를 지냈다. 그래서 마법과 코딩과 코드 브레이킹은 삼위일체처럼 당연했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10만 시간을 우습게 넘긴 '전문가'가 된 탓에 프로그래밍을 훨씬 철학적으로 짜게 되어, 돈을 안 주면(돈이 안되면) 도가처럼 무위한다.
프로그래밍이란 그 자체로 꽤 즐거운 것이다. 그 재미를 평생 모르고 죽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고등학생들에게 살짝 귀뜸해 주자면, 섹스보다 낫다. 패러디라고는 해도, '공부 열심히 하면 연애인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수험생을 북돋워준 만화가 있었다. 예쁜 여자랑 자는 것은 권력을 가진 자의 품위 유지와 같은 것이라서, 그런 준 합법 거래 또는 관점을 달리하면, 강간은 근절되기 어렵다. 남의 일을 해주며 밤을 새는 프로그래머는 연애인을 만나기도 어렵다. 그래도 연애인과 하는 것보다 낫다. 뭣 때문에 낫다고 해야 할까? 모르겠다. 자전거 타기처럼 타인에게 기꺼운 노고의 행복을 전하기 어렵다. 신들의 전쟁에서 인용된 헤로도토스는 '죽을 때까지는 아무도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티 라이더'를 무척 재밌게 읽었다.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다. 여러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자전거를 차량으로 취급하여 도로에서 정당한 공간을 확보하자는 사람들의 견해에 그다지 찬성하지 않는다(차량으로서 자전거 타기 원리 Vehicular-Cycling Principle). 반대도 하지 않는다. 주말에 도로 점거하고 떼잔차질 하는데 평생 참여할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딱히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뭐든 떼로 하는 건 똥 보듯이 피할 뿐이고... 원칙과 규율은 필요없을 뿐이고...
도심 주행의 핵심은 재밌게, 무사히 집에 도착하는 것이다. 제대로 집었다. 계속...우리는 원칙과 규율을 가장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는 도시생활의 혼란에 적응할 것이다. 우리는 저항이 제일 적은 길을 찾을 것이면, 교통의 흐름을 강조하기 보다 우리가 교통의 흐름이 되고 그것이 우리가 되게 할 것이다.무엇보다, 우리는 재미를 찾고 무사히 집에 닿을 것이다.
제기랄, 꽃 배달 차가 빨간불에 달리고 그래서 배알이 꼬일 때 당신은 누구를 비난하겠는가? 당신이라면 씨근거리기를 멈추고 무슨 욕을 그 운전자에게 하겠는가? "운전 잘한다 거시기 똥꼬야!" 라고? 꼬부랑 할머니처럼 비틀거리며 나가서 소송이라도 제기할 터인가? 이제부터는 이렇게 생각하라. 어떤 잡놈이 책에 나오는 법이란 법은 다 어기다가 당신을 치었다면 그것은 누구의 잘못이 아닌 당신의 잘못이라고. 그게 진정한 자유의 뜻이다.라이더의 제일 목표는 첫째도 마지막도 중상을 피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라이더의 결론이다. ... 출퇴근 하는 도중에 구급차 뒷자리에 실려 가면 원하는 목적지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또 확실히 재미도 없을 것이다.
자전거 주행자는,
운전자에게 단지 눈에 보이지 않는 물건일 뿐이다.
필라델피아 같은 도시에서는 라이더의 헤드폰 사용을 금지한다... 자전거를 타지 않는 사람이 입안했을 이 법률은 약간은 권위적이고 위선적인데가 있다. 운전자들 반은 스테레오를 듣고 그 반은 전화를 받는다. 이러니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은 피차(자전거 주행자나 운전자나) 마찬가지다.
감각을 모두 깨어 있게 하면서, 도로의 통행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도로에 순응하면서 주행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예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운전자들에게 더이상 욕설을 늘어놓지 않게 되었달까? 오히려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는 아스팔트 길에 항상 감사했다. 예외적인 운전자들의 친절에 감사한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 지는 관심없다.
현실적으로 라이더는 도시 지역의 접근성에서 거의 역사적 정점에 서 있다. 아래로만 아니라면 가지 못할 곳이 없다. 라이더는 교통 영역에서 특권에 버금가는 고유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몇몇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타볼 만한 도로는 거의 자전거 주행이 가능한 실정이다.
- 라이더에게는 자신의 무능보다 더 큰 위험은 없다.
- 자동차-자전거 충돌은 라이더가 단순히 일반적인 교통법규를 지키기만 해도 막을 수 있다.
- 도시 지역에서 발생한 자동차-자전거 사고의 90%가 회전 및 교차 상황과 관계되어 있다.
자전거 타면 회음부가 약해져 불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근거없는 헛소리부터, 헬멧 착용의 필연성에 관해, 인터넷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정작 내가 보고 싶었던 것은 그것을 입증할 데이터다. 그런데 '시티 라이더'에서 데이터를 드디어 목격했다.
헬멧 착용은 거의 종교적인 수준이 되었다. ... 헬멧이 심각한 머리 부상 사고를 88%까지 줄인다는 수치는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시애틀 지역의 응급실에서 모은 자료들을 종합한 연구에서 나온 것이다. ... 연구자들은 단순히 헬멧을 쓴 부상자와 헬멧을 쓰지 않은 부상자를 비교해서,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헬멧 쓴 부상자가 부상이 더 적고 머리 부상도 심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 소비자 안전 위원회(Consumer Produc Safety Commision) 스티커는 그 헬멧이 시속 18km의 충격으로 자갈이나 연석 등 뾰족한 표면에, 또는 23kmh에 평평한표면에 부딪혀도 머리가 보호된다는 검증의 표시를 의미한다.
자전거 장비에 관한 괜찮은 충고도 있다: 값싼 장비는 잘 작동하지도 않고 비싼 것만큼 오래가지도 않는다. 흔히 하는 말로, 다음 셋 중에서 두 가지만 고른다. 가벼운 것, 튼튼한 것, 싼 것. 가령 가볍고 튼튼한 것을 골랐다면 값은 포기해야 한다.
자전거 체인의 피치: 1.3cm, 이론적으로 24개의 체인핀에 해당하는 길이가 30.48cm보다 길어지면 교체해야 한다. 체인을 바꾸려면 카세트, 프리휠과 체인링도 교체하는 것이 좋다. <-- 작년에 체인이 늘어나 체인만 바꿨다. 한동안 체인이 체인링 톱니와 맞지 않아 기어 변속 때 덜컥거렸다. 지금은 체인이 적당히 '늘어나' 덜컥거리지 않는다.
싱크로율이 거의 100%에 이르는 굉장한 책이다. 마지막 문장까지 봄바람처럼 향긋하다.
자전거를 타고 행복해지는 것은 자전거 때문이 아니다. 사이클링은 고도의 정신적/육체적 활동이 필요한 운동이다. 자전거를 타고 나가면 사람은 바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차량과 타협하는 일은 공을 주고받는 게임이나 다름없다. ... 둘러싸여 있는 운전자와 다르게, 라이더는 드러나 있다. 무거운 기계류에 완전히 드러나 있기 때문에, 하늘에 툭 터져 있기 때문에, 어떤 날씨든 느낄 수 있다. 이 드러남은 두려움과 어려움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이 바로 기쁨의 원천이다. 그로 인해 자전거 주행이 다채롭고 강렬한 경험이 되는 것이다. 일상의 주행마저 추억이 된다. 여행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그것은 오롯한 삶이다. ... Life is like riding a bicycle, to keep your balance you must keep moving. -- 앨버트 아인슈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