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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04 joie de vivre

joie de vivre

잡기 2011. 9. 4. 23:06


Flitter Fairy 를 사주면 애가 좋아할까? 얘길 들어보니 air swimmer와 함께 애들이 이거 보면 아예 자지러진다던데... 


Duck Song. 아이에게 llama song을 들려주다가 우연히 발견했는데, 중독성이 강해서 아이나 나나 멍하니 이 노래를 열댓 번 틀어놓고 들었다.

Social Network. 떠난 전 애인 페이스북 페이지를 하릴없이 릴로드하며 멍하게 시간을 보내는 저 작자가 마크 주커버그? 흑형이니 동남아니 쪽발이니 게이니 여자니 그런 거 잘 안 가리는 편이지만 이런 인간은 차별했다. 자명한 사실은, 본인의 보잘것 없는 다단계 합리화 과정을 거쳐도 자기가 병신 같고 찌질한 건 사회 탓이 아니다. 드디어 복지사회가 찾아와도 병신은 그냥 주욱 병신으로 남는다. 예: 돈 많은 병신, 잘 나가는 병신, 공부 많이 하고 머리 좋은 병신, 운 좋은 병신, 친구가 많은 병신, 적과 적인 병신, 기타 등등... 사실 페이스북의 UI나 UX가 뭐가 좋다는 건지, 내가 보기엔 그저 그 회사가 망하는게 수순이지 싶었다.

이 시대의 젊은이가 기가 죽어 지낼 일은 워낙 많은데, 일단 돈 못 벌지, 변변한 이성 친구 없지, 머리 나쁘고 얼굴 못 생기고 성격은 그저 주옥같지, 머리에 든 생각은 늘 지저분하고 구질구질하지... 남은 건 자존심? 미혼남성의 10%가 40대까지 결혼하지 못했단다 -- 고자도 아니고, 그 흔한 짝짓기도 제대로 못한다. 그래서 선배로써 굳이 충고하는 건 그나마 젊음도 한 때에 불과하여 때가 지나면 일평생을 궁상스럽게 살 게 뻔하니 삶에 미련을 두지 말고 타인에게 이로운 굵직한 거 한 방 터뜨리고 인기스타가 되라는 것. 가령 대통령 암살 같은... 가진게 없으면 버릴 것도 없다. 당신 시체를 딛고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겠다.

그리고 왠만한 시련은 신앙을 통해 극복해 나가면 된다.

홈플러스 포인트 적립 카드를 만들면 쇼핑백 준다고 가입하란다. 0.5% 적립되는데 이런 걸 사람들이 뭣하러 만드는지 모르겠다. 당 업체에 개인 이력과 쇼핑 패턴이란 소중한 정보를 제공하고 심지어 자기 돈 백만원씩 써가며 기껏 챙기는 이익이 겨우 5천원이다. 신용카드 할인도 이 지경으로 괴이하지는 않았다. 박씨는 그건 대다수의 업체가 소비자가 멍청하다는 확고한 신념을 기반으로 그런 것들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무릎을 탁 쳤다. 그럼 그렇지! 우린 기본적으로 멍청해!
1인당 5,000파운드! (혹은 그 이상)
부자가 되면 차별도 없다
큰 돈을 벌 마지막 기회!

제국 전함 폴리크레스트 호가 조지 국왕의 모든 적들이 설치는 바다를 평정하기 위해 곧 출항한다. 역풍과 조류를 거슬러 항해하도록 설계된 이 배는 독재자의 무력한 전함을 무자비하게 나포하고 침몰시키고 파괴하고 그의 해상 무역을 마비시킬 것이다.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 폴리크레스트 호가 출항하기만 하면 부도덕하고 사치스러운 찬탈자의 궁전에 들어갈 보물과 보석, 실크, 공단, 값비싼 진미를 실은 비대한 프랑스 선박과 겁쟁이 네덜란드 상선은 더 이상 남아나지 못할 것이다.
과학적 원리에 따라 건조된 이 놀라운 신형 선박의 지휘관은 그 유명한 오브리 함장!

오브리 함장의 브릭 소피 호는 뱃전 포격량 28 파운드로 지난 전쟁 당시 10만 파운드 상당의 적함들을 나포했다. 고작 28 파운드 포로. 폴리크레스트 호는 양쪽 뱃전에서 가각 384 파운드를 발포한다! 이런 규모라면 그 성과가 어떠하겠는가? 열두 배 이상! 적은 곧 파산할 것이다. 종말이 가까워졌다. 너무 늦기 전에 함께 기쁨을 누리자. 그리하여 큰 뜻을 세우라!

오브리 함장은 선원을 추가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정신이 매우 또렷하고 총명한 자들만 환대받을 것이며, 1윈체스터부셀의 금을 들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당신이 그 행운아일지 모른다! 서둘러라,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 ____ 에서 면접이 있으니 서둘러라. 바로 당신이 이 배를 탈 행운아일지 모른다!

국왕 폐하 만세
도서관 서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패트릭 오브라이언의 포스트 캡틴 1권을 읽었다. 마스터&커맨드를 읽은게 몇 년 전이다. 뒤져보니 때마침 2011년 8월 15일 H.M.S 서프라이즈도 번역 출간되었다. 포스트 캡틴 책 전반부는 작정하고 우울한 육지 생활을 기술했는데, 작가의 우수한 연출력 때문에(?) 지상에서 이게 대체 뭐하는 짓들인지, 미치도록 어서 빨리 바다로 뛰쳐나가고 싶어진달까.
"당장 여관으로 달려와, 알겠나? 올라오라고. 보트 발판도 갖고 와."
"알겠습니다, 함장님."
순식간에 론치가 텅 비었다. 보트의 기다란 나무 발판을 가져오라는 말은 한바탕 드잡이를 의미했다. 정장은 선원들을 재촉했고, 재촉당하는 선원들도 이렇게 즐거운 일을 한시도 놓칠 마음이 없었다.
길 끝에서 우르르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점점 가까워졌다. 뒤에서는 의자가 휘둘리고 부서지고, 욕설이 난무하고, 승패를 알 수 없는 전투가 계속됐다.
"여기, 여기! 창문 바로 아래."
잭이 소리치자 물에 젖은 선원들이 나타나 헐떡이며 위를 올려다보았다.
"이제 원을 만들어. 거기 아래 서 있어!"
잭이 창문에서 뛰어내린 뒤 몸을 일으켜 세우면서 소리쳤다. "보트 쪽으로 내려가! 힘내, 어서!"
거리에 있던 일당은 처음에는 주춤거렸지만, 포리 대장과 그의 보하들이 쏜살같이 여관에서 빠져나오며 고함을 지르자 다시 덤벼들었다.
"법의 이름으로! 멈춰라, 법의 이름으로 명한다!"
그러자 거칠고 냉혹한 주먹 세례와 으르렁대는 소리, 나무와 나무가 부딪치는 소리가 좁은 길을 가득 채웠다. 선원들은 잭을 에워싸고 바다 쪽으로 빠르게 전진했다.
"법의 이름으로!"
포리 대장이 다시 외치면서 필사적으로 길을 뚫으려 했다.
"법 좋아하시네!"
선원들이 소리치자 포리와 맞붙어 싸우던 본든이 곤봉을 빼앗아 집어던졌고 곤봉은 길을 따라 굴러가 곧장 바다에 빠졌다. 본든이 말했다.
"이제 자넨 권표도 잃어 버렸어, 친구. 나도 이제 자넬 때릴 수 있으니 조심해.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얼간아. 안 그러면 뼈저리게 후회할 테니까."
포리는 낮은 소리로 으르렁거리며 단검을 뽑아 들고 잭에게 달려들었다.
"어쭈, 제법인걸?"
본든이 보트 발판으로 포리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그가 진창에 쓰러지자 여관에서 쏟아져 나온 풀링스와 그의 친구들이 포리를 짓밟았다. 이것을 보고 기가 꺽인 일당은 싸움을 멈추고 달아나면서 동료들과 야경꾼, 군인을 데려오겠다고 소리쳤다. 땅바닥에 뻗은 두 명은 내버려 두고 갔다.
"풀링스, 저자들을 끌고 와."
보트에서 잭이 소리쳤다. "진창에 쓰러진 저 친구도. 두 명이 늘어난 셈인가? 좋아. 모두 승선했나? 박사는 어디 있지? 박사를 불러와. 아, 거기 있군. 배를 밀게. 이제 모두 노를 젓도록, 힘껏 저어. 우리 방식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저 친구 아주 훌륭한 선원이 될 거야, 틀림없어. 정말 불독같은 사내야."
쫓기던 경제사범 주제에 법 집행관을 폭행하고 납치해서 채찍질하며 선원으로 써먹는 로맨틱한 시대다. 요새 불독같은 개발자를 구하기가 힘들어 나도 저러고 싶다.

그건 그렇고, 이 책을 번역하면서 번역의 기쁨과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번역자의 변을 들어보니 이런 말이 눈에 띄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방대한 스케일, 혼돈의 시기를 최전선에서 살아가는 두 주인공의 짜릿한 인생 여정, 삶과 자연과 존재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그리고 그 바탕에 깔린 생명에 대한,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

책에서 인용한 저 부분이 잭 오브리가 느끼는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다. 해적떼와 현역 해군 장교가 하는 짓거리가 구분이 안가던 시절의 신나는 해양 모험 소설인데 오타쿠들이나 읽을 것 같은 소설을 번역해서 번역자 본인도 충만한 기쁨을 누렸으니 축하할 일이다. 그리고 원서로 몇 장 들추다가 보는게 고역스러워 포기했던 나같은 독자를 기쁘게 해줘서 감사하다.
"모든 현실이 게임입니다. 가장 근본이자 우리 우주의 밑바탕을 이루는 구조라 할 수 있는 물리학은 무척 단순한 법칙과 확률들의 상호 관계에서 직접적으로 도출되는데, 가장 우아하고 지적, 미학적으로 만족스러운 최고의 게임에 대해서도 같은 설명을 적용할 수 있으니까요. 미래는 불가지하고, 또한 아원자 레벨에서 완벽하게 예측할 수없는 사건들에서 비롯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는 늘 유연한 상태에 있으며 변화 가능성과 언젠가는 우세하게 되리란 희망, 즉 멋없는 단어를 쓰자면 승리의 희망을 안고 있지요. 이렇게 볼 때, 미래는 곧 게임입니다. 시간은 게임 규칙 중 하나고요."
이언 M 뱅크스, 게임의 명수. 뱅크스 소설 중에 이처럼 우울하고 찌질한 것도 있구나 싶었다(이전에 읽은 것들과의 차이라면 우수의 강도랄지 운명의 잔인함이랄까...). 역사적으로는 팬들로부터 가장 인기있는 소설이자 대표작이라지만... 내가 보기엔 전혀... 혹시 번역 때문일까? 그래도 뱅크스의 글은 여전히 사랑스럽다. 소재가 시시한 걸 뭐 어쩌겠나.

War Photographer. 우연찮게 다시 봤다. 지나치게 드라마적인(말하자면 연출된 것처럼 강렬한) 사진을 찍어대는 James Nachtwey가 내 취향에 맞은 적이 없었다. 낙트웨이가 대단한 사진가일까? 그 업계에서는 그랬다. 

 이하 사진들:

좋군.

평범하지?

명암비를 좀 더 높였으면 좋겠다.

나라면 눈썹 아래 부터 잘랐을 것.

이런 걸로 돈을 받으면 솔직히 쪽팔리지 싶은데?

흥. 연출.

이런 사진은 나같은 범부도 찍는다. 게다가 시선이 영 밥맛. 인도네시아의 가난이라... 

현장에서 함께 사진을 찍던 동료가 죽으면 먼저 사진을 찍어야 한다. '그에게는 자신만의 고통의 도서관이 있다'고 말한다. 어쨌거나 서리얼리스틱한 르포르타쥬를 좋아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그것들은 저질 포르노에 가깝다고 여겼다. 사진 찍기 바쁜 저 작자는 시체를 헬기로 나르는 것을 돕는다.

사진 찍는 놈들은 사진만 찍고 떠난다. 위선이 아니라도 시선이 역겨울 때가 있다. 저 작자 사진에 좀 혐오감을 느껴서 때마침  EIDF에서 나온 한 다큐를 부러 소개하자면;

Position Among the Stars. 인도네시아의 가난에 관해 이런 시선도 있다. 배운 것 없고 가난하지만 '이 세상에 국민을 섬기는 정부는 없다'는 걸 알 정도의 지능과 개념을 탑재하고 빈민구제를 받기 위해 서류 조작을 서슴치 않으며 여차하면 뇌물이라도 먹일 기세인 사람들이다. 카메라 따윈 신경쓰지 않았다.

Position Among the Stars. 하나 밖에 없는 조카는 할머니가 집문서를 팔아 대학에 보내주려는데 남자애를 만나 희희덕거리기나 한다. 삼촌은 조카에 실망해서 그녀를 두들겨 패고 망연자실한다. 

Position Among the Stars. 할멈은 고향으로 돌아왔다. 친구가 장작을 구하러 돌아다니지 않도록 가스렌지와 가스를 구해 주지만 친구는 문명의 이기를 거절한다. 그들은 소녀같이 별을 바라보며 어렸을 적에 배운 노래를 부른다.

Position Among the Stars. 은하수가 반짝이는 들판에서, 할멈이 말했다 '춤을추고 싶어.' 은하수와 송전탑이 멋졌다. 다큐 만든 작자들은 이걸로 무슨 아이러니를 만들고 싶어했겠지만 송전탑과 은하수가 조화를 이를 수 있는 시대가 진심으로 도래하길 희망한다.

Position Among the Stars. 거리에서 댕기열 소독약을 뿌릴 때 백수나 다름없는 삼촌은 제 아내 브래지어로 코를 막고 자기가 키우는 전투 물고기들을 돌본다. 이 다큐 보면서 무척 좋은 카메라로 찍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war photographer에서 느꼈던 재수없는 냄새를 깔끔히 날려줬다.

'세상에 외치다(Be the voice)'가 주제였던 올해의 EIDF 다큐 중 일곱을 보았고 그 중 '내 별자리를 찾아서'나, '마라톤 보이', '보이지 않는 현', '그린 웨이브' 등을 재밌게 봤다. '보이지 않는 현'의 연주자 솜씨가 훌륭하지만 국내 주자들도 저 정도는 다 했다, 이를테면 각종 공쿠르에서 떨어지고 지금은 어디 촌구석에서 음악학원 운영하는 노다메 비슷한 여자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영재 소리 좀 듣던 흔한 한국 여자들이 그랬다. 아참, '보이지 않는 현'의 사운드와 카메라가 워낙 구리긴 했다.

미국을 한 동안 들끓어오르게 했던 타이거맘이 우글거리는 한국에서 노다메들은 스파르타식으로 벼려지고 자유의 소중함을 그 누구보다 절절하게 느낄 터였다. 그런 절박감에 드라마가 더해지면 대단한 인생이 되지 않을까? 하긴 한국에서 누군들 드라마처럼 살지 않았겠는가.
'나는 평범하게 살았어요' 라고들 말하지만, 12년 동안 수용소나 다름 없는 교육 시설에서 강제 교육을 당하면서 치열한 경쟁에 시달렸고 일부 남자들은 2년 남짓 국가에 강제로 징집당해 국가안보에 개인의 자유와 존엄성을 희생당한다. 그리고 또다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직장 생활을 하면서 그중 일부는 피를 토하며 죽어갔고 대다수는 십수년의 세뇌교육도 말끔하게 잊어버릴 정도로 혹사를 당한다. 술김에 산다. 정치적으로는 다이너믹하고 우라질 일들이 쉴 새 없이 벌어지고 세계 경제 환경에서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지독한 생존압에 시달려 왔다. 북한은 정례 행사처럼 포질을 해대고 일본과 중국은 사실상 경제적 주적이자 끊을 수 없는 동반자다. 나라의 생존이 세계 열강들과의 미묘한 외교정치적 줄타기에 달려 있다.

그러니 공쿠르 출전 자격에서 떨어지고 백수 생활 하다가 시골로 이주해 아이들 음악 학원 강사로 근근히 입에 풀칠하며 사는 노처녀의 삶도 그가 살고 있는 사회가 영 다이나믹 해서 어쩔 수 없이 파란만장하달 밖에.

Falling Skies. 맥 빠지는 액션 뿐만 아니라 맥 빠지는 시즌1의 결말. 떡밥이라도 좀 던졌어야지 싶다.

이름을 잃어버린 여신. 교육에 열을 올리는 일본 아줌마들. 아이를 통해 자기 위신을 세우고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니 놀랍고도 신기했다. 마치 남편의 직위가 남편의 삶과 별 상관없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라도 되는 냥 거들먹거리는 한국 사회의 천박스러움처럼? 70~80년대 한국도 아니고... 일본의 한 정치가가 몇 년 전에 일본의 전업주부들 더러 기생충(parasite)이라고 떠들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 드라마는 용두사미격. 이 여자들이 끝까지 마녀였고 철저한 피의 복수가 이어졌더라면 명작 반열에도 낄 만한 소재였다. 그게 참, 일본 답게 좋은 주제, 소재를 생매장하는데는 확실히 일가견이 있다.

Suit S01E08. Good Wife와 더불어 캐릭터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드라마. Good Wife와 더불어 무척 실용적(?)인 내가 굳이 HD급 화질로 다운받아 보는 드라마. 저 작자랑 나는 캡틴 제임스 커크가 남자 중에 남자 라는 것에 생각이 일치.

Suits S01E09. 이 양반 일 하는 거 보면 시원시원하다. 나랑, 굿 와이프랑, 우울한 덱스터랑, 함께 일하면 무척 재밌을 것 같은 작자. 물론 내가 프로젝트 팀장.

vandread 극장판. 설마 이것도 안 본 걸까? 싶어서 부러 관람하니 1,2 편 보고 남/녀가 편갈라 싸운다는 컨셉이 마음에 안들어 관뒀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1,2화만 그랬고 그들을 돼지처럼 키워 장기와 피부를 벗겨 먹고 사는 그들 공동의 적, 지구인을 무찌르는데 힘을 합친다. 사출무기도 아닌 빔 무기가 저런 아름다운 리사쥬를 그린다는 것에 여전히 적응이 안된다.

건담 시리즈 중 끝끝내 안 봤던 것이 턴에이와 윙이었는데, 더 볼 것이 없어 하는 수 없이 턴에이 건담을 봤다. 시발스런 공돌이나 밀덕 마인드로 점철된 여타 시리즈와 미술에서(아니 시선) 현격한 차이가 났다. 하도 오래되다 보니, 기름칠이나 잘해야 할 공돌이 프로그램 중에도 이런 것도 나오는구나 싶었다. 

그림이 훌륭해서...

건담도 진화를 한건가? 착각하다가...

혹성탈출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 같은 인상을 한, 전쟁에 미친 원숭이를 보니... 역시 일본 애니답다.

부다의 환생. 여늬 성화처럼 기분 나쁜 해석이 자동으로 이루어질 것 같은 장면. 워낙 종교가 끼친 해악이 크다보니 종교를 인정하려는 수십년간의 의식적인 노력을 하더라도 이런 장면을 보면 배멀미가...

Outcasts. 닥터 후를 비롯해 뭘 봐도 기대 이하인 영국 SF 중 하나. 어떤 자식들이 만들었는지, 이걸 SF라고... 하는 한숨만 나왔다.

EIDF. Green Wave. 이슬람 혁명 후 비밀경찰이 판을 치는 이란에서 2년전, 그러니까 2009년 선거가 있었다. 무사비는 당선되지 못했다. 

모든 것을 쥐고 있는 이맘 하메네이는 아흐마디네자드를 지원했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비밀경찰은 시위대를 두들겨 패서 죽였다 -- 사복 비밀경찰은 내세에 천국을 약속받았다. 요구르트를 사갖고 집으로 돌아가던 아이가 맞아서 피투성이가 되어 거리에 쓰러졌고, 네다가 이때 길에서 죽었다.

2002년과 달라진게 없었다. 아흐마디네자드는 석유 판 돈을 국민에게 분배한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하메네이를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과 다수당은 대규모 시위가 이란의 분열을 획책하는 서구열강의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그 말이 맞을 것이다, 아마도 맞을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근다고, 그들은 나라를 바꿀 기회를 놓쳤다. 최근(2011) 하메네이는 아흐마디네자드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 다시 기회가 오게 될까?

마리아가 사는 방법(Maria's way). 마리아의 길이다. 까미노 델 산띠아고를 지나가는 순례자들에게 어머니 때부터 내려온 대로 도장을 찍어주고, 때가 맞으면 무화과를 대접하고, 지나가는 사람의 머리 수를 센다. 죽을 때까지. 마침 흔한 미국인 여행자들이 지나갔다. 

15분 남짓한 다큐는 그게 다였다. 그게 마리아의 인생이었다. 대체 왜 찍었는지 모를 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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