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화석' 라오스 바위 쥐 -- 라오스에서 먹은 쥐고기가 이거였단 말인가, 맙소사.
세제곱 킬로미터당 몇만 테라와트씩 쏟아지는 태양 에너지가 몹시 낭비되는 여름이 왔다. 전 지구적으로 자행되는 대표적인 자원 낭비 사례다. 내 키만한 크기의, 대략 80와트 정도의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 패널을 이용하여 발전 및 축전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적어도 100만원 가량의 돈이 든다. 100만원을 들여 절전형 전구 2-3개를 간신히 켤 수 있다.
자전거 발전기를 달아 회전하는 바퀴로부터 에너지를 얻어 전구를 밝히는 시스템은 토크를 비효율적으로 낭비한다. 차라리 개당 300원 가량 하는 AAA 타입 알칼라인 전지를 3개 직렬로 연결하여 LED 전등을 구동하는 편이 무게와 효율, 비용면에서 낫다. 그래서 지금의 자전거에는 자전거 발전기가 달려 있지 않다. <--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정부가 아직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공짜 에너지를 이용하여 삼계탕을 해 먹을까 해서 웹을 뒤적여 쏠라 쿠킹 사이트를 다시 방문했다. 집열, 축열등에서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어 제3세계 국가에 어느 정도 보급되었다. 내 마음은 아직 가난에 찌든 제 3세계에 속해 있다. 태양열을 이용한 일종의 슬로우 쿠커로 140도까지 올라간다. 튀김은 불가능하다.
dmb 수신기가 100만대를 넘어섰다는 소식을 들었다. LG DMB MP3 플레이어 FM35는 아이리버의 B10보다 수신율이 낫다고 한다. 여기저기 올라와 있는, DMB 수신 감도 및 실사용시간, DAB 실사용시간, MP3 실사용시간 등의 '데이터'가 없어 아쉬운 리뷰를 보자니 한참 개발이 이뤄졌던 인천 중동의 상가 아케이드에서 보던 여대생 마사지 찌라시가 생각난다. 또는, 옆집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뜬금없이 김해가 최고지 라고 말하면 그 말을 믿어버리는 앞집 어린애 한테나 씨알이 먹힐 아마추어들의 지긋지긋하게 도움 안되는 제품 사용기에 다소 환멸을 느낀다. dmb 내장한 3~40만원대 PMP/내비와 10만원대 b10 사이에서 FM35는 이도저도 아닌 제품이지 싶다. FM35는 라디오 수신이 안된다. dmb 안 나오는 인도네시아 메라피 화산 근처에서 긴급재난방송을 들을 수 없다는 뜻이다.
올해도 보르부드르 유적지 구경은 글러먹었다. 작년에는 지진, 올해는 화산이 폭발했다. 동경 110.27, 남위 7.32에 위치한 메라피 화산은 보기에도 기분 나쁘게 생긴 stratovolcano다. 같은 타잎의 화산 중에서도 유난히 기분 나쁘게 생겼는데 아마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못하게 하는 여러 자연 재해와 형태가 같은 꼴이기 때문이지 싶다. 기대했던 정선-영월 구간은... 길이 없다. 자전거 메고 산을 타야 한다. 십년전이었으면 자전거를 메고 산에서 어슬렁거린다는 이유로 지역주민의 신고가 들어갔을 것이다.
구글 어스 4.0의 인터페이스가 합리적으로 개선되었다. 말하자면 그 전까지는 왜 그렇게 UI를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UI는 학습의 노고 없이, 또는 적은 학습 노력으로 의미 전달과 파악이 분명하고 일관적으로 전달되도록 직관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UI가 쉬워야 한다는 견해와는 관련이 없다. 그저 인간의 기억과 인지 구조, 그리고 반응에 적합한 구성을 가지기만 하면 된다. 오랜 동안의 학습으로 내 인지 구조가 다른 사람들과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차이가 나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의도와 의사가 분명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왔다. 블로그에는 의도와 의사가 분명하게 전달될 이유가 없고 사람들에게 설명을 늘어놓아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일기장이 되어 버렸다 -_-
경력 사원 둘과 인턴 사원 셋을 더 뽑았다. 파스칼이 말했다; 나는 지극한 고독이 두렵다. 새로 들어온 총각에게 최초의 버그는 진짜 벌레였다고 말해주니 믿지 않았다. 디버그는 따뜻한 진공관 주변에 몸을 비비적거리던 벌레들이 회로의 단락을 유도해 회로를 태워먹던 시절에 나온 것이고, 그때는 성전 같았던(요즘 심하게 무시당하는 매뉴얼은 성서였고) 컴퓨터 주변에서 에어 컴프레셔와 빗자루로 타죽은 벌레와 쥐들을 쓸어담는 작업이 debug였다고 말했다. 심지어 디버깅 툴 이름이 농약 이름과 같았던 DDT라는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나를 뮌헨하우젠이라도 되는 양 쳐다본다. 선배가 말하면 믿어야지! 그랬어요? 그럼, 정말이라니깐? 둘은 취직하고 싶어했다. 글쎄, 잘 될 지 모르겠다.
risk has some notable characteristics: 보슬비를 맞으며 줄서서 기다려 종로 근처의 뚝배기집에서 3000원짜리 된장찌게를 먹고 뎀셀브즈에서 4500원짜리 커피를 마시며 네 시간 동안 떠들었다. 경력 사원 하나 뽑으려고 3개월째 작업중이다. 말 나온 김에 오늘 결정해요. 안되면 늦기 전에 다른 사람을 알아봐야 해. 일대일 대면대화에서 상대의 입에서 나온 말을 존중한다. 어젯밤 홍수로 집과 죽은 돼지가 떠내려갔다고 말하면서 탁자 밑의 다리를 발발 떨어도, 여전히 존중했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나에게 존중받지 못한다고 굳세게 믿었다. 나는 내가 옳으면 당신이 틀려야 하는 이상한 나라에서 미친 토끼의 가죽을 벗기며 살았던 적이 있었다.
일을 왜 할까? 달리 할 것이 없어서 일한다. 역으로 말해 뭔가 할 것이 있는 사람과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진게 없으면 일이라도 해야 한다. 가진게 많으면 해 볼 것 다 해본 다음에 일한다. 대부분은 일에 두려움을 느낀다. 똥오줌 못 가릴 때는 두려움이 스릴이다. 여자보다는 남자가 두려움이 더 많다 -- 그러면서 생각하는 척도 해 보지만 생각은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주로 한다. 사람이 하는 걱정의 70%가 뜬금없는 망상이라는 소리 못 들었나? 여자들은 남자들이 있어 심심치 않으므로 일을 안 해도 된다. 심심한 여자들은 일을 한다. 요즘은 여자들이 남자들처럼 생각한다. 이왕 일을 하게 되었으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데 무섭고 힘들고 어렵고 눈이 나쁘고 머리가 안돌아가고 팔 다리가 부러져서 못할 가능성이 높다. 쉽게 말해 이 세상에는 의외로 장애인들이 꽤 많다. 게다가 자기가 아니면 일이 안돌아간다고 여기거나 자기는 회사에 있으나 마나한 존재라고 여기거나 기타 등등의 온갖 변명과 핑계(예를 들어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는 류의 환각 증세)를 들이미는 정신이상자들과, 놀 줄을 몰라서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는 장애우나 일을 안 하면 인간쓰레기라고 믿는 수구꼴통 부류도 많다. 이는 인류의 대부분이 장애인, 정신이상자라는 내 가설과 매끄럽게 맞아 떨어진다.
내 가설들은 입증할 필요가 없으므로 틀릴 일도 없다. 다소의 의견충돌이 있을 수 있으나 사소하다. 누군가는 일을 하는 이유가 돈과 명성을 얻기 위해서라고 한다. 무릅을 탁 쳤다. 아! 사람들이 일하는 이유 중에 돈과 명예가 있었구나! 하고. '간신히 생존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돈과 죽어서 가죽을 남기는 명성은 장애인과 정신이상자 분류 중 어디에 적당한지 차차 궁리해 봐야겠다.
업무 조건에 관련한 협상을 30분 만에 끝 마치고 합의가 이루어졌다. 채용되었다. 라기 보다는 들어와 주셨다. 이 친구의 장점이 많다. 단점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사소했다. 기술에 지나치게 집착했다. 망원경으로 지평선 너머 한 곳을 뚜러지게 쳐다보고 있으면 시야 바깥에서 조류에 휩쓸려 허부적 거리며 죽어가는 사람을 놓친다. 망원경에서 눈을 떼면 잔물결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이 있는데 나하고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바로 그것이다. 다음날 해변에 떠밀려 온 나하고 상관없을 것 같은 시체를 들춰보니 제 마누라였다는 얘기다. 나와 같은 종류의 음악을 들었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제작년 살던 집이 도둑에 털린 두 아이의 아빠다.
올해 과연 서울에 사무실을 차릴 수 있을까? 엉덩이에 화살 맞고 사냥꾼들에게 산토끼처럼 쫓겨다녀야지 차릴 수 있지 싶다. 두들겨맞고 피를 흘려봐야, 피보다 아까운 돈으로 쳐바르고 서로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고 나서야 뼈저린 교훈을 얻을 것이다, 늘 그렇듯이.
세제곱 킬로미터당 몇만 테라와트씩 쏟아지는 태양 에너지가 몹시 낭비되는 여름이 왔다. 전 지구적으로 자행되는 대표적인 자원 낭비 사례다. 내 키만한 크기의, 대략 80와트 정도의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 패널을 이용하여 발전 및 축전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적어도 100만원 가량의 돈이 든다. 100만원을 들여 절전형 전구 2-3개를 간신히 켤 수 있다.
자전거 발전기를 달아 회전하는 바퀴로부터 에너지를 얻어 전구를 밝히는 시스템은 토크를 비효율적으로 낭비한다. 차라리 개당 300원 가량 하는 AAA 타입 알칼라인 전지를 3개 직렬로 연결하여 LED 전등을 구동하는 편이 무게와 효율, 비용면에서 낫다. 그래서 지금의 자전거에는 자전거 발전기가 달려 있지 않다. <--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정부가 아직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공짜 에너지를 이용하여 삼계탕을 해 먹을까 해서 웹을 뒤적여 쏠라 쿠킹 사이트를 다시 방문했다. 집열, 축열등에서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어 제3세계 국가에 어느 정도 보급되었다. 내 마음은 아직 가난에 찌든 제 3세계에 속해 있다. 태양열을 이용한 일종의 슬로우 쿠커로 140도까지 올라간다. 튀김은 불가능하다.
dmb 수신기가 100만대를 넘어섰다는 소식을 들었다. LG DMB MP3 플레이어 FM35는 아이리버의 B10보다 수신율이 낫다고 한다. 여기저기 올라와 있는, DMB 수신 감도 및 실사용시간, DAB 실사용시간, MP3 실사용시간 등의 '데이터'가 없어 아쉬운 리뷰를 보자니 한참 개발이 이뤄졌던 인천 중동의 상가 아케이드에서 보던 여대생 마사지 찌라시가 생각난다. 또는, 옆집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뜬금없이 김해가 최고지 라고 말하면 그 말을 믿어버리는 앞집 어린애 한테나 씨알이 먹힐 아마추어들의 지긋지긋하게 도움 안되는 제품 사용기에 다소 환멸을 느낀다. dmb 내장한 3~40만원대 PMP/내비와 10만원대 b10 사이에서 FM35는 이도저도 아닌 제품이지 싶다. FM35는 라디오 수신이 안된다. dmb 안 나오는 인도네시아 메라피 화산 근처에서 긴급재난방송을 들을 수 없다는 뜻이다.
올해도 보르부드르 유적지 구경은 글러먹었다. 작년에는 지진, 올해는 화산이 폭발했다. 동경 110.27, 남위 7.32에 위치한 메라피 화산은 보기에도 기분 나쁘게 생긴 stratovolcano다. 같은 타잎의 화산 중에서도 유난히 기분 나쁘게 생겼는데 아마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못하게 하는 여러 자연 재해와 형태가 같은 꼴이기 때문이지 싶다. 기대했던 정선-영월 구간은... 길이 없다. 자전거 메고 산을 타야 한다. 십년전이었으면 자전거를 메고 산에서 어슬렁거린다는 이유로 지역주민의 신고가 들어갔을 것이다.
구글 어스 4.0의 인터페이스가 합리적으로 개선되었다. 말하자면 그 전까지는 왜 그렇게 UI를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UI는 학습의 노고 없이, 또는 적은 학습 노력으로 의미 전달과 파악이 분명하고 일관적으로 전달되도록 직관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UI가 쉬워야 한다는 견해와는 관련이 없다. 그저 인간의 기억과 인지 구조, 그리고 반응에 적합한 구성을 가지기만 하면 된다. 오랜 동안의 학습으로 내 인지 구조가 다른 사람들과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차이가 나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의도와 의사가 분명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왔다. 블로그에는 의도와 의사가 분명하게 전달될 이유가 없고 사람들에게 설명을 늘어놓아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일기장이 되어 버렸다 -_-
경력 사원 둘과 인턴 사원 셋을 더 뽑았다. 파스칼이 말했다; 나는 지극한 고독이 두렵다. 새로 들어온 총각에게 최초의 버그는 진짜 벌레였다고 말해주니 믿지 않았다. 디버그는 따뜻한 진공관 주변에 몸을 비비적거리던 벌레들이 회로의 단락을 유도해 회로를 태워먹던 시절에 나온 것이고, 그때는 성전 같았던(요즘 심하게 무시당하는 매뉴얼은 성서였고) 컴퓨터 주변에서 에어 컴프레셔와 빗자루로 타죽은 벌레와 쥐들을 쓸어담는 작업이 debug였다고 말했다. 심지어 디버깅 툴 이름이 농약 이름과 같았던 DDT라는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나를 뮌헨하우젠이라도 되는 양 쳐다본다. 선배가 말하면 믿어야지! 그랬어요? 그럼, 정말이라니깐? 둘은 취직하고 싶어했다. 글쎄, 잘 될 지 모르겠다.
risk has some notable characteristics: 보슬비를 맞으며 줄서서 기다려 종로 근처의 뚝배기집에서 3000원짜리 된장찌게를 먹고 뎀셀브즈에서 4500원짜리 커피를 마시며 네 시간 동안 떠들었다. 경력 사원 하나 뽑으려고 3개월째 작업중이다. 말 나온 김에 오늘 결정해요. 안되면 늦기 전에 다른 사람을 알아봐야 해. 일대일 대면대화에서 상대의 입에서 나온 말을 존중한다. 어젯밤 홍수로 집과 죽은 돼지가 떠내려갔다고 말하면서 탁자 밑의 다리를 발발 떨어도, 여전히 존중했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나에게 존중받지 못한다고 굳세게 믿었다. 나는 내가 옳으면 당신이 틀려야 하는 이상한 나라에서 미친 토끼의 가죽을 벗기며 살았던 적이 있었다.
일을 왜 할까? 달리 할 것이 없어서 일한다. 역으로 말해 뭔가 할 것이 있는 사람과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진게 없으면 일이라도 해야 한다. 가진게 많으면 해 볼 것 다 해본 다음에 일한다. 대부분은 일에 두려움을 느낀다. 똥오줌 못 가릴 때는 두려움이 스릴이다. 여자보다는 남자가 두려움이 더 많다 -- 그러면서 생각하는 척도 해 보지만 생각은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주로 한다. 사람이 하는 걱정의 70%가 뜬금없는 망상이라는 소리 못 들었나? 여자들은 남자들이 있어 심심치 않으므로 일을 안 해도 된다. 심심한 여자들은 일을 한다. 요즘은 여자들이 남자들처럼 생각한다. 이왕 일을 하게 되었으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데 무섭고 힘들고 어렵고 눈이 나쁘고 머리가 안돌아가고 팔 다리가 부러져서 못할 가능성이 높다. 쉽게 말해 이 세상에는 의외로 장애인들이 꽤 많다. 게다가 자기가 아니면 일이 안돌아간다고 여기거나 자기는 회사에 있으나 마나한 존재라고 여기거나 기타 등등의 온갖 변명과 핑계(예를 들어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는 류의 환각 증세)를 들이미는 정신이상자들과, 놀 줄을 몰라서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는 장애우나 일을 안 하면 인간쓰레기라고 믿는 수구꼴통 부류도 많다. 이는 인류의 대부분이 장애인, 정신이상자라는 내 가설과 매끄럽게 맞아 떨어진다.
내 가설들은 입증할 필요가 없으므로 틀릴 일도 없다. 다소의 의견충돌이 있을 수 있으나 사소하다. 누군가는 일을 하는 이유가 돈과 명성을 얻기 위해서라고 한다. 무릅을 탁 쳤다. 아! 사람들이 일하는 이유 중에 돈과 명예가 있었구나! 하고. '간신히 생존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돈과 죽어서 가죽을 남기는 명성은 장애인과 정신이상자 분류 중 어디에 적당한지 차차 궁리해 봐야겠다.
업무 조건에 관련한 협상을 30분 만에 끝 마치고 합의가 이루어졌다. 채용되었다. 라기 보다는 들어와 주셨다. 이 친구의 장점이 많다. 단점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사소했다. 기술에 지나치게 집착했다. 망원경으로 지평선 너머 한 곳을 뚜러지게 쳐다보고 있으면 시야 바깥에서 조류에 휩쓸려 허부적 거리며 죽어가는 사람을 놓친다. 망원경에서 눈을 떼면 잔물결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이 있는데 나하고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바로 그것이다. 다음날 해변에 떠밀려 온 나하고 상관없을 것 같은 시체를 들춰보니 제 마누라였다는 얘기다. 나와 같은 종류의 음악을 들었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제작년 살던 집이 도둑에 털린 두 아이의 아빠다.
올해 과연 서울에 사무실을 차릴 수 있을까? 엉덩이에 화살 맞고 사냥꾼들에게 산토끼처럼 쫓겨다녀야지 차릴 수 있지 싶다. 두들겨맞고 피를 흘려봐야, 피보다 아까운 돈으로 쳐바르고 서로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고 나서야 뼈저린 교훈을 얻을 것이다, 늘 그렇듯이.